A Study on Directions of Bier·Funeral Culture of Won-Buddhism

이 글은 안훈 교무가 20여 년간 현장에서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물이며, 현장 경험이 기반 돼 가치를 인정받았다. 본지에서는 논문을 요약 게재한다.
 

[원불교신문=안훈 교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성적 존재, 언어의 사용, 도구의 활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생명체로서 인간은 탄생을 맞이하면 기쁨을 표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 슬픔을 표한다. 유가족은 후자의 의미에서 존경을 담아 의례를 치르며 생사를 바라본다.

상·장례문화는 종교의 기원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종교는 인간이 초자연적 변화와 형이상학을 겪으면서 느끼게 되는 두려움, 경외감, 공경심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경험하게 되는 가장 두렵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죽음이라는 일일 것이다. 인간은 공동체 의식을 통해 초자연적 힘과 교류를 추구함으로써 그러한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이겨내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점에서 상·장례문화는 세계 각 종교가 주장해 왔던 윤리관·인간관·세계관 등을 모두 내재하고 있는 중요한 의례다. 망자의 죽음은 산 자와의 이별을 뜻함이 아니고, 생사일여(生死一如)로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그런 정서를 이해하고 고인의 상·장례 절차로 인한 비용부담보다는, 합리적 비용과 의미를 살리는 프로그램이 환영을 받을 것이다. 

원불교 장례 의례 방향과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단 중앙에 의례진행 전담업무 부서 또는 전담업무과 신설, 둘째 교회전체장 외는 ‘모두 원불교장’으로 진행, 셋째 장례비용을 절감하는 ‘작은 장례식’이나 원하는 죽음의 프리니드(Pre-need·사전준비) 촉발, 넷째 2일장 연구 검토, 다섯째 생전 장례식 등을 과제로 제시할 수 있다. 

그 외에 향후 종교가 중심이 되어 시행하는 상·장례문화와 연계되는 장례식 체험프로그램이나 무연고 사망자·소외계층·영세민을 위한 장례복지 사업, 무료장례지원센터 운영, 생사 체험 교육 등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면서도 본인의 선택으로 삶을 정리하고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웰다잉 장례문화 사업은 앞으로 그 의미가 재조명될 것이다.

아울러 원불교 상·장례문화의 방향은 복지사업화에서, 나아가 교단 본연의 교화업무로서 현장교화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생사연마의 마음공부와 한국에서 원불교의 상·장례 의식이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원불교 상·장례문화의 과제는 종교로서의 장례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자연장 보급 및 확대에 더하여 환경과 친숙해지는 장례문화를 선도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이어서 가톨릭의 종합장례전문기업 ㈜평화누리처럼 교단의 공식적인 종합장례기업의 창업과 교당 현장에서 장례독경반의 구성에 따른 염습 교육, 예비교역자들에게 현장 교화 실습으로 원불교 염습과 장례진행 매뉴얼 교육, 각 교당에 영모당(사당의 개념)을 봉안해 창립유공자와 특별유공자의 위패와 함께 역사와 영정을 봉안하고 인연이 닿는 열반 교도들까지 매월 15일에 유공인 보은기념제의 시행을 과제로 제안해 본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부촉품 18장에서 ‘이 법을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만고 후세에 이 법통이 길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은 더욱 중한 일’이라고 했다. 현장 교화에서 상·장례문화는 연결교화의 역할을 해왔다고 본다. 

생사연마의 마음공부 실행은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인식됐던 죽음이 숭배(효)와 존경의 대상이 되어, 고인과 가족들에게 한량없는 복전으로 유전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정(情)으로 오는 슬픔을 위로하고, 기리고, 기억하고, 축복하는 삶의 실현으로 상·장례문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장사 정책은 삶과 죽음, 인간과 자연, 계층과 세대, 남녀노소, 빈부격차, 유·무식을 넘어서는 공존의 상·장례문화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원불교 상·장례문화의 정착에는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구체화된 매뉴얼의 정착을 위해서 교단에서는 법제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원불교적 장례식장의 정착화를 위해서는 일반 장례식장의 장례에 대한 연구도 부단히 할 필요가 있다. 원불교 장례문화의 정착화라는 과도기에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자료적 확보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본 연구의 한계라고 본다. 

/김제교당

[2022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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