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활동, 물량·물질 중심에서 콘텐츠와 교리 중요성 부각
틔움교당… 전역 장병을 거점교당으로 연결해 안착 초점
“군교화는 허브 역할로서, 포괄적 세대 교화 가능성 가져”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사회 전반적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는 가운데, 군대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는 단체생활 위주인 군 조직에서의 종교활동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원불교가 대한민국 국방부로부터 군종장교 편입대상 종교로 승인받은 지(원기91년(2006) 3월 24일) 17년이 흐르는 동안 군내 환경도 많이 변했다. 군 장병들의 인권 강조와 복지 혜택 확장 등으로 인해 종교는 더욱 ‘선택’범위로 남겨졌다. 이에 원불교 군종교구 역시 그간의 교화 방향을 살피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기조를 바꿔 생각하면 희망이 보인다. 지금의 변화는 ‘원불교’만 겪는 게 아니므로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이에 대해 문정석 군종교구장은 “과거 군내 종교활동은 물량, 물질(간식)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콘텐츠·교화·교리의 질 등에 있어 진솔함을 가진 원불교에 기회다”고 말했다. 

원불교 군교화의 거점이 대부분 교육부대(양성부대) 위주로 자리 잡은 환경(약 60%)도 앞으로의 군교화에 있어 긍정적 요소다. 기존에 해오던 군교화 패턴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병사 중심에서 간부 중심으로의 변화가 용이한 환경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군교화에 대한 교화대상자를 정의하는 관점 변화도 필요하다. 교화대상자를 군인 한 명에 한정짓지 않고 군 장병을 통해서는 부모 세대 교화를, 군 간부를 통해서는 그의 배우자와 자녀를 교화하는 길을 열어볼 수 있다. 부모가 잠자는 교도 또는 숨어있던 교도라면, 자녀의 군입대를 계기로 신앙심을 다시 꺼내는 기회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를 문 교구장은 “군교화는 허브 역할로서, 포괄적 세대 교화 가능성을 가졌다”고 했다. 세대 교화로의 접근은 각 지역사회 교당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틔움교당’도 주목할 만하다. 틔움교당은 군대에서 입교한 장병들이 교당에 잘 안착하도록 돕는 방안이다. 

틔움교당은 교구 내 청년 활동이 거점화된 교당으로 전역 장병들을 연결해, 군에서 접한 원불교 종교활동이 전역 후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초점이다. 현재 서울교구 강남·신촌·안암교당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실제 유대감과 안착률에 있어 긍정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원불교 군종교구는 9월 19~20일에 원불교 강남교당에서 3년여 만에 대면으로 군교화자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군교화자들은 단기교육기관, 장기교육기관, 영내사단, 영외사단 등 환경의 특성에 맞는 교화 고민과 전략을 나누고, 군교화에 담긴 희망을 재다짐했다. 연석회의에는 군종교구 사무국을 비롯해 군종장교 3명과 군교화 전담교무 13명, 협력교무 9명이 함께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김덕수 신임군교화사업회장의 임명식과 김도훈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의 강의, 조성원 원무의 ‘군 사회 변화에 따른 종교역할’ 강의도 이뤄졌다. 

[2022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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