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교역자 항·각단 연석회의… 혁신특위 혁신(안) 첫 공청
“혁신특위 시작 원인, 혁신(안) 근거 설명 등 공감대 빠져 아쉬워”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 출범 이후 출가교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공청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9월 27일 출가교역자 항·각단 연석회의(이하 회의)에서다. 하지만 이날 혁신특위가 발표한 혁신(안)은 교단의 정서와 큰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출가교역자들은 9월 출가교화단회에서 이뤄진 단별 토론 내용을 공유하고, 자유 발언 등을 통해 혁신(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 혁신특위의 5개 과제 영역(▷교법정신 회복 ▷지도체제 혁신 ▷교화 혁신 ▷육영교육 혁신 ▷전무출신제도 혁신) 핵심제안과 쟁점사항 발표에 이어 자유 발언과 토론이 활발히 진행됐다. 이중 교법정신 회복과 지도체제 혁신은 특히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교법정신 회복과 관련,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의 법위사정이 관행적으로 진행돼왔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혁신(안)이 법위사정을 위한 교육과 훈련 등의 구체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점을 특히 꼬집었다. “혁신(안)에서는 법위사정에 대해 시종일관 테스트만 이야기한다. 테스트하는 데 있어 교육과 훈련에 대한 고민이 빠진 것 같다”, “소태산 대종사의 의도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법위를 교무가 준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본인 스스로 항마가 된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해결책이다” 등이다.
 

지도체제 혁신과 관련한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다. 그중 ‘수위단원 재가출가 동수’나 ‘종법사 피선자격 하위 조정’ 등에 대한 우려는 여럿 전달됐다. “권리동일은 숫자상 동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종교는 권위가 중요한데, 종법사의 권위가 약해지고 낮아지면 총부의 권위도, 교당 교무들의 권위도 낮아진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무슨 힘으로 교화를 할 수 있겠는가”, “수위단 재가출가 동수는 반대다. 중앙교의회 기능을 살려 재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할 수 있다” 등이다. 종법사 피선자격 하위 조정에 대해서는 “법맥과 신맥을 잇는 교단 정신에 배치될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야만 혁신이 아니라, 현재의 규정과 시스템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이유를 살펴 본의가 살아날 수 있게 하는 것도 혁신”이라는 말도 덧붙었다. 

변화하는(또는 변화한) 시대에 대한 교화 방향의 고민도 이어졌다.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 ‘대박의 시대에서 완판의 시대로’ 등과 같은 시대 흐름에 맞는 교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젊은 교역자들의 결혼, 육아 환경도 변화했다”며 이에 맞는 복지 정책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회의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한 출가교역자는 “혁신특위가 탄생한 원인과, 혁신특위의 시작점에 있었던 공감대는 빠진 채 ‘혁신과제’만 가지고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마련된 혁신(안)이 왜 혁신과제가 되었는지, 무엇이 문제라서 혁신과제로 제시되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과 공감이 충분치 못한 상태에서 공청회가 이뤄지고 있음에 대한 지적이었다. 실천보다 정책 위주로 마련된 혁신(안)에 대한 아쉬움도 전달됐다. 혁신특위가 선정한 많은 과제 중 무엇을 가장 포인트 삼아 혁신할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2022년 10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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