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철학〉, 시노하라 마사타케 / 모시는사람들 / 17,000원
〈인류세의 철학〉, 시노하라 마사타케 / 모시는사람들 / 17,000원

 

인간과 자연의 관계 성찰
〈인류세의 철학〉의 저자인 시노하라 마사타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건을 통해 인간이 만든 인공세계, 인간의 생존 조건이 자연에 의해 어이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인간의 조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어 2012년 티모시 모튼의 〈자연 없는 생태학〉과 디페시 차크라바르티의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을 만나 〈인류세의 철학〉을 펴냈다. ‘인류세’란 인간의 활동이 지구상에 축적되어 자연의 존재 방식을 바꾸고, 이 바뀐 자연에 의해 인간이 영향을 받게 된 상황을 가리킨다. 

저자는 인간 활동에 의해 변화된 자연은 인간 생활에 영향(온난화·폭우·해수면 상승·팬데믹)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린다. 우리가 흔히 배경으로 인지하는 자연이 폭력을 당하는 객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반격을 가하는 주체임을 상기시킨다. 이에 인간과 인간세계의 존재 방식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이런 반격으로 인한 붕괴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경험이 사물 자체와 만나게 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즉 ‘붕괴 이후’를 사유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과 자연, 자연과 인위의 문제를 잘 숙고해야 인류세의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근대와 같이 인간과 자연을 이분법적으로 보아서도 안 되고, 예전처럼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도 아니라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일본인 저자의 글을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기획하고 조성환, 이우진, 야규 마코토, 허남진 등이 옮겼다. 구성은 서론과 본론 6장, 결론으로 총 8장이다. 제1장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제2장에서는 인간세계의 이탈, 제3장 인간세계의 취약함, 제4장 생태적 세계, 제5장 사물의 세계와 시적 언어의 가능성, 제6장 생태적 공존을 이야기한다.

[2022년 10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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