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원에서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
금강원에서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금강원이 건설되고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원에서 주석하면서이곳은 불법연구회의 조실이 됐다. 또 금강원은 예회나 단회, 선 결제, 대소회(大笑會) 등이 이뤄질 때 소태산 대종사가 많은 설법을 했기에 설법전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대종경〉 인도품 25~27·33·35·37장과 교의품 28장, 교단품 5장이 설해진 곳이며, 수행품 5장, 인도품 14·59장, 불지품 17장, 교단품 23장 등도 여기서 설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강원에서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한 내용 중 가장 잘 알려진 법문이 있다. “지금 세상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돈을 내 것으로 만들 궁리만 하는데, 앞으로의 세상은 참으로 좋은 미륵불 회상인 용화회상이 돌아온다. 지금은 남의 것을 못 빼앗아서 한이지만 그때 가서는 남을 못 도와줘 한이요, 복을 못 지어서 한일 것이다.” 

이 법문은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원에서 머물 때 담장밖으로(당시 탱자나무 담장이었다) 황등장과 이리장을 오가는 길의 장사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설법한 내용이다. 그 장사꾼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하며 대화를 했는데, 어떻게든 속임수를 써서 돈을 벌 궁리만 했다고 한다. 

또 한 사례로는 정기훈련이 진행돼 40여 명이 입선했을 때다. 소태산 대종사는 금강원에 머물며 입선인들에게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라는 의두를 문답했다. 그 차례 차례가 돌아가기를 3~4회 이르러 선기 3개월이 되도록 한 사람도 견성인가를 받지 못했다. 입선인들은 초조한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낙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때 김남천이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감각감상을 발표했다. “우리 선생님께옵서 날마다 이 의두로써 우리를 궁굴려 주시는 것이 꼭 암탉이 병아리 깨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가르치시는 법에 벗어나지만 아니하고 될 만한 한도까지 닦아 가면 미망(迷妄)의 껍질이 다 벗겨지고 대원(大圓)한 성체(性體)가 드러날 줄로 자신합니다”는 감상을 전해 함께 훈련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안심을 얻었다.

서대인 종사의 예화도 전해진다. 당시 간병일을 맡았던 서대인은 화로에 불을 담아 본원실 판자 울타리 밑에 놓고 부채질을 했는데,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원에서 그 모습을 보고 야단을 쳤다. 

“거기 부채질하는 사람이 누구냐? 네가 정신이 있느냐 없느냐? 부채질을 그렇게 하면 불꽃이 어디로 가겠느냐? 저런 소견을 가지고 사니 어떻게 할 것이냐? 답답하구나.”
이일로 크게 꾸중을 들은 서대인은 일을 당해서 자신의 연구력이 부족했음을 크게 깨달았다.

[2022년 10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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