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혜성 원정사 가족과 원남교당 전 교도의 정성으로 완성
원남교당 봉불… 곡선과 자연광 일원상, 옥외 명상길로 조화

원남교당
원남교당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우리 시대 영성을 이끌 원불교 문화 도량이 탄생했다. 많은 기대 속에 진행됐던 원남교당 신축이 10월 30일 봉불로 베일을 벗고 세상에 드러났다. 故 신타원 김혜성 원정사(본명 윤남)의 간절한 마음으로 움튼 원남교당은 새로운 원불교 건축 안에 영성과 문화를 담아낼 예정이다.

원남교당의 신축 역사는 오랜 기도 정성에서 비롯됐다. 신축을 타진하던 중 원기102년부터 104년까지 추가부지 4곳 108평을 확보, 총 507평에 인근 궁궐 및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신구건축의 조화를 꿈꾸며, 연건평 850평의 새로운 건물을 설계했다. 

원남교당의 그림은 세계적 건축가 조민석 대표(매스스터디스)를 만나며 구체화됐다. 시공은 한국건축문화 대상을 수상한 다산건설엔지니어링사로 선정, 설계 2년 7개월, 시공 2년을 함께 했다. 특히 지난해 건설자재값 인상 등의 어려움을 합심으로 넘어서며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일정에 맞춰냈다.

원남교당은 창경궁과 서울대학교병원, 대학로와 인접한 복합적인 구도심에 위치하며, 오래된 가옥들 사이에 자리한다. 이번 신축은 도시적 맥락의 의도적 단절을 통해 영적환경으로 조성했으며, 생활 밀착 종교의 정체성을 담아 조화와 공존, 열린 공간을 구현했다. 입구에는 마치 안내하는 듯한 별관 경원재가 위치하고, 잠시 걸어 대각전과 한옥 인혜원이 마주한 마당에 들어선다. 어린이법당 겸 그림책 도서관(청보리)과 놀이방(다붓다붓), 교무생활실, 훈련실이 있는 훈련관은 그 너머 별도로 두어 종교관과 분리했다. 

기존의 원불교 건축과 가장 다른 것은 세 가지다. 먼저 직선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려한 곡선들로 구성, 시각은 물론 동선에도 끊임이 없다. 대각전 일원상은 크고 빈 원 형태로 자연광의 음영을 통해 드러나도록 했으며, 어린이법당에도 책장과 쿠션으로 일원상 형태를 만들어 놀이공간으로 어우러진다. 세 번째, 종교관과 훈련관 옥상을 부드럽게 잇는 여래길은 낮은 계단과 주변 풍경을 활용해 도심형 명상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편, 봉불식에서는 좌산상사가 설법을 전했다. 좌산상사는 “가족끼리 화합하는 것도 어려운 현대사회에서 원남교당 건축을 이뤄낸 신타원 원정사 일가와 원남교당 교도, 건축가, 시공사의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고 치하했다. 이어 “원남교당에서 교화가 꽃피워 이것이 이 세상의 경사가 되길 기도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가족을 교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원남교당 오상돈 교도부회장이 감사와 다짐의 인사와 함께 교화 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동서양과 음양, 신구의 조화로 빚어진 이곳에서 다양한 인문과 문화교화, 영모실 의식교화가 펼쳐질 것이다. ‘종교적이지 않지만 영성은 추구하는’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여래길을 적극 활용하겠다. 원남교당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도록 교도들 모두가 합력하겠다”고 전해 큰 기대를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감선진 건축추진위원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표창장을 수여했다. 원남교당 교도 일동, 故 김혜성 원정사 가족(대표:홍석원 교도(본명 석현·중앙홀딩스 회장)), 오상돈 교도부회장이 종법사표창을 받았으며, 故 고문국 원정사와 박이관 대호법, 故 박원일 교도, 정덕수 교도, 양도규 교도(종로교당)가 교정원장 표창을 받았다. 교정원장 감사패는 감선진 건축추진위원장이 받았다.

[2022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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