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경 기자
유원경 기자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요즘 많은 재가출가 교도들이 ‘교화가 위기’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교단에 청소년과 청년세대는 줄고 반면 교도들은 고령화 되고 있으며, 고령화된 교도마저도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많은 재가출가 교도들이 교화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좀처럼 늘지 않는 청년세대 교화를 어떻게 살릴까, 청소년교화는 어떤 방안을 세워야 하나 등의 고민을 하면서. 이런 현상이 심각한 위기임은 분명하다. 지금이 지속된다면 교도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고, 또한 출가교역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교세가 급격히 약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화를 걱정하는 우리를 보면서 한 가지 더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 

우리가 걱정하는 ‘교화 위기’는 이것뿐일까? 

원불교는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함이 개교의 동기다. 즉 원불교가 목표하는 바는 광대무량한 낙원으로의 인도이며, 이것이 원불교의 교화라 할 수 있다. 또한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한 교화의 방법은 원불교 교리의 실천(진리적 종교의 신앙,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진급이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보통급의 교도가 특신급으로, 또 특신급의 교도가 법마상전급으로, 그렇게 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진급될 때 그들을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이 되며, 그것이 원불교의 교화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의 신앙과 훈련이 지금의 교도들에게 진급의 길로 잘 인도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자신이 없다. 특히 상시훈련이 얼마나 재가출가 교도들의 생활에서 이뤄지고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으로 문답하는지 현실을 본다면 아쉬움이 많다.

교도수를 늘리는 포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화는 지금 교도들의 법력을 키워주는 일이 더 중요한 교화일 수 있다. 교화 위기의 근본을 포교에 두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공부에 중점을 두고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설적으로 지금의 모든 교도들이 특신급이라면, 그래서 교도들이 모두 ‘모든 사업이나 생각이나 신앙이나 정성이 다른 세상에 흐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세세생생 생사를 오가면서 이 회상을 떠나지 않고 만날 씨앗을 뿌렸을 터인데, 대운을 가진 우리 회상이 교도수 줄어들 걱정 할 필요가 있을까. 

대산종사는 공부위주 교화종(工夫爲主 敎化從)이라 법문했다. 공부를 위주로 해야 교화가 따른다는 뜻이다. 보통급을 100명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보통급을 특신급으로 진급시키는 일이 어쩌면 더 중요할지 모른다. 교화의 위기, 우린 공부의 위기도 함께 맞고 있다. 

[2022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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