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득 교무
이성득 교무

[원불교신문=이성득 교무] 부임법회 설교 시간에 교도님들께 “청소년교화에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손·자녀가 있으시면 교당에 꼭 보내주시고, 연락처를 주시면 법회에 나오도록 불공을 다하겠습니다” 하고 청소년교화를 위한 서원과 간절함을 담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어린이·학생들이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배우고 마음공부를 실천하는 교당, 쉼터가 되는 교당, 함께 만들어가는 교당이 될 수 있도록 교화계획을 세웠다. 우선 청소년들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법회 이후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하면서 교무와 어린이·학생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었다. 또 교당이 재미있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쉼터 같은 공간이 만들어지니 자연스레 새로운 친구들도 데리고 왔다. 주임교무님과 교도님들도 청소년교화를 위한 격려와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셔서 시절 인연의 감사함에 열정과 책임을 다하는 시간을 보냈다. 법회는 교무 혼자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법회를 구성했다. 그렇게 아이들이 스스로 내용을 구상하고, 서로서로 챙기는 과정을 거치며 교당의 주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이 교당에서 친구를 사귀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시험 기간에는 교당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리고 법회 시간에는 소태산 대종사의 법문을 전해줌으로써 물들어가듯 아이들의 마음에 교당문화와 법을 심어준다.

코로나19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주춤했던 청소년교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 이에 교구와 타 교당과의 연계를 통한 연합문화법회 등을 함께하면서 만남과 소통의 장을 열었다. 청소년 담당 교무들도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한다’는 책임감으로 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얼마 전 한 선배와 통화를 했다. 청소년교화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편으로 걱정의 말을 건넨다. “너무 청소년교화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실속 챙기고 시간분배 잘해라. 나중에 남는 것 하나 없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열정과 진심을 다해도 남는 게 없게 될까? 그래도 해야 하지 않나?’

원불교를 만난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교단의 인재로 출가까지 이어진다면 지금의 관심과 열정이 헛되지 않고 큰 보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당장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교화 의지와 열정, 노력이 함께 한다면 주위에서 도와주는 인연이 생긴다. 꽃 피우는 순간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순간 인연의 씨앗을 심지 않으면 꽃은 영영 피울 수 없다. 이 사회의 주인공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꽃을 피우기 위해 초심을 상기하며 오늘도 청소년을 만나러 간다.

/상동교당

[2022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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