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겨지는 아이들 없도록’, 방과 후 아카데미
인농(人農), 학업 중단 위기, 방황하지 않게 인도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매일 200~300명의 어린이와 학생이 방문하는 곳. 남원 청소년들의 메카. 남원시청소년수련관(이하 남원수련관)을 찾았다. 이곳은 최신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또한 청소년 운영프로그램도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류진성 관장(교무·남원교당)은 남원수련관이 청소년들이 잘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되며, 청소년 스스로 꿈꾸고 배움이 되는 교육시설이 되길 희망했다. “시설장으로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도 그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잘 놀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내며 실현할 수 있는 시설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수련관의 운영과 지향점을 설명했다. 남원수련관은 원기103년(2018) 9월 개관했으며, 사단법인 삼동청소년회가 시로부터 수탁받았다. 지난해에는 개관 후 첫 평가에서 여성가족부 평가 수련시설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학생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계산을 도와주며 자발적 운영에 나선다.
학생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계산을 도와주며 자발적 운영에 나선다.

자립력 키우는 동아리
남원수련관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든 학생들의 자율적 활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특히 남원수련관의 동아리들은 학생들 주축으로 지원과 모집을 통해 만들어졌는데, 음악과 스포츠, 환경, 그 밖의 다양한 주제로 15개의 동아리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중 한 사례로 ‘짱이바리스타’를 소개할 수 있다. 수련관 내에 카페가 있는데, 이 카페를 ‘짱이바리스타’가 운영한다. 이 카페는 시에서 허가받은 영업장으로, 수익금 전액은 모두 재투자에 활용된다.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차와 스낵류를 준비해 판매한다. 특히 짱이바리스타 회원들은 수련원에서 준비한 바리스타 교육 과정을 지도받는데, 이는 진로 직업 교육활동으로도 이어진다. 

또한 파티플래너 동아리의 경우는 수련관을 이용하는 청소년 중 생일이나 기타 기념일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동한다. 파티플래너 동아리에 행사를 요청하는 경우, 동아리 회원들은 자발적 자원봉사로 요청자의 기념일을 축하해준다. 더구나 남원수련관 측은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봉사활동 시간 이수로 인정해줘서 학생들의 자발적 활동을 끌어내고 있다.

류 관장은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즐겁게 활동하며, 그 속에서 배움이 이뤄지길 바란다. 또한 동아리를 통해 자발적 활동으로 자립력이 높아지고, 관계 속에서의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남원수련관의 동아리로는 기타 연주반과 난타, 칼림바, 댄스, 판소리 등의 음악동아리를 비롯해 드론, 농구, 환경, 캠페인, 멘토, 제빵, 봉사, 지킴이,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장르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생일 축하 파티 봉사 동아리 .
생일 축하 파티 봉사 동아리 .

방과 후 돌봄, 학습지원 등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있다. 요즘처럼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인 시대에는 많은 청소년이 학교를 마치고 귀가해 혼자 지낸다. 남원수련관의 방과 후 아카데미는 이러한 학생들이 하교 후에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프로그램이다.

방과 후 아카데미는 학교 교육에 이어진 학습지원과 급식, 체험활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안심귀가를 위한 차량 운행도 지원하고 있다. 

류 관장은 “참여 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남원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홀로 남겨지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며, 함께 어울리는 가운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며 방과 후 아카데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는 두 학급, 40여 명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최근 체험활동으로는 캘리그라피와 야외농장 운영 활동인 ‘짱이농장’ 등을 진행하고 있고, 민요와 중국어 등도 교육하고 있다. 또한 학습지원으로는 국어와 영어, 수학 등의 교과과목을 운영한다. 학습지원의 강사들은 전문영역의 외부 강사를 초대한다.
 

청소년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오직 이곳 남원수련관만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특성화 교육이 있다. 바로 위탁형 대안교육학교 ‘인농’(이하 인농)이다. 인농(人農)은 사람농사라는 뜻으로 교육의 가치를 드러낸 말이다. 남원수련관에서는 ‘인농’을 설립해 학업중단 위기의 청소년들이 학교 밖 청소년으로 방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수련관 시설에서의 위탁형 대안교육은 흔치 않은 일이다.

류 관장은 “해당 학교에 소속된 상태로 이곳에서 수업받게 하고 있다. 수업은 전문 강사들이 지도하며, 담임교사들이 함께 생활지도를 한다”면서 “소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학교 부적응 학생, 기타 다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려는 학생들을 지도한다”고 설명했다.

인농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본교과 과정을 이수하고, 대안 교과 과정,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참여한다. 해당 학교 소속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는 자신이 원하면 학교에 방문해 시험을 볼 수 있고, 졸업장 이수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나 방황하는 일을 미리 방지하고, 교육 과정을 밟아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점에서 남원수련관은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과 신뢰를 얻고 있다.
 

남원시청소년수련관 전경.
남원시청소년수련관 전경.

[2022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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