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됐다.
무등등한 도인이
배출될 때가.

[원불교신문=박용덕 원로교무] <초기교단사>가 제대로 된 책명 <소태산박중빈 불법연구회> 전 6권으로 새롭게 정리됐다. 1권 <구도과정과 도덕공동체 설립 준비>는 7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이전의 영산 4년과 변산 4년 시기를 합본했다. 

1권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증산과 소태산 대종사와의 관계다. 처화는 도사소설을 접하고 산신 기도에서 도사 만나기로 방향 전환한다. 당시 조선 최고도인은 둘인데, 불교의 경허(鏡虛)는 삼수갑산에 은퇴했고, 호남에는 증산(甑山)의 태을주 주문이 풍비할 때라 당연히 처화도 그를 찾아갔을 것이다. 두 사람의 사제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수차 찾아가긴 했으나 단독대면이나 대화한 자취가 발견되지 않는다. 증산은 영광 법성에 도(道) 실러가자 했고, 칠산의 범씨왕국을 말한다. 범(范)씨는 법 범(範)이니 법성포를 말한다. 칠산바다 법성포이다. 법성포와 길룡리는 불과 십 리, 증산은 16세 영광 소년을 보고 10년 뒤 병진년 대각할 것을 예견했다. ‘초막성인출(草幕聖人出),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 건감간진손이곤태에 통(通)이 있다, 교운이 초장봉기지세(楚將蜂起之勢)라 하였고, 너희는 나처럼 광인(狂人)이 되지 못하니 농판으로 살아라, 나는 대리선생이다, 내 뒤에 큰일 할 대선생(大先生)이 오신다’ 등등 그에 대한 고무적인 격려와 기대가 <대순전경> 수처에 발견된다. 증산은 의병 모의 혐의로 고부경무소에서 한 달간 모진 고문을 당하고 그 후유증을 독한 소주만 마시고 지내다가 화천(化天)을 앞두고 “가마솥이 들썩거리면 미륵이 출현할 날이 멀지않다”며 10년 뒤 기미년 자기 생일에 금산사 미륵전에서 천여래 만보살 활불사상(活佛思想)이 선언될 것을 예견했다. 

이제까지 <교사>는 소태산의 대각 전 수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1권에는 소태산 대각 전 적(癪)과 창(瘡) 병고와 이를 치유한 수행에 대해 밝혔다. ‘궁을가’의 ‘조선강산 명산이라 도통군자 다시 난다’는 전래 가사대로 우리 한민족은 고조선부터 맥맥히 이어져 온 전통 선도(仙道)가 있으며, 명산을 찾아온 문자삼(文子三)이라는 유불선에 달통하고 견성한 거벽의 도학자가 구수산 길룡리에 정착하고 박성삼(朴成三)의 멘토로서 그의 삼자(三子)에게 아명과 자를 지어주고 병고에 시달릴 때 불갑산 용문암(龍門庵)을 소개하여 내단법 수행으로 입정돈망에 들게 된 내역을 밝혔다. 

교사 공부에서 놓친 부분 문자삼·박성삼·처화 이 3자의 관계가 예사스럽지가 않다. 오랜 숙연으로 약속된 지중한 인연 관계가 웅숭깊다. 정산은 강증산의 생가에서 선도의 내단법 수련서(正心要訣)를 입수했다. ‘정정요론(定靜要論)’이 그것이다. 이 책은 소태산에게 전해져 이춘풍이 번역하여 원기12년에 최초교과서 <수양연구요론>으로 발행된다. 도가의 비전 5종 선서를 번역한 것이다. 이 책자는 근기 수승한 제자들에게만 은밀히 전해진 데다 일제강점기여서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불교 일변도로 나갔다.
이제 때가 됐다. 한민족 중흥의 시대를 맞아 한민족의 전통 선도를 고양해 무등등한 도인이 배출될 때가 됐다.

[2022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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