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화 정토
홍연화 정토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남편을 통해 원불교를 알게되고 ‘이 좋은 것을 왜 이제 알았지?’하며 단박에 원불교와 사랑에 빠졌다. 그렇게 결혼과 동시에 정토가 된 그의 첫 번째 미션은 군교화에 힘쓰는 남편 교무에게 힘을 보태는 일이었다. 

마술심리학을 전공한 홍연화 정토의 마술공연은 군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는 군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좋아 군법회에 출석도장을 찍었다. 

“공연이 끝나면 밥을 해서 장병들과 식사를 했어요. 솜씨 없는 음식에도 싹싹 그릇을 비우는 장병들을 보면 뿌듯했죠.” 그 마음이 전해졌을까. 처음 100명이 참석했던 법회는 이내 1,000명이 오는 곳이 됐다. “그때 인연 맺은 병사들이 잊지 않고 취업이나 합격 소식을 전해와요. 온 가족과 교당을 다니게 된 친구도 있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이면 법회에서 활약했던 시절 그는 그때를 힘들었던 시간이 아닌 재밌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여긴다.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정토가 되고 얼마 안돼서 아이를 낳고 바로 강의를 시작하고… 연휴만 되면 늘 과로로 병원에 실려가는 삶이었어요.” 몸이 힘드니 작은 일에도 주변을 향해 원망하는 마음이 났다. 

그러던 어느날 꿈 하나를 꾸게 됐다. “아이가 많이 아프고 제가 일을 구하지 못하는 꿈이었어요. 놀라 잠에서 깨니 ‘아 내가 지금 일상의 감사함을 모르고 투덜대고 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날 이후 홍 정토는 일상에 대한 감사를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 노력하게 됐다. 

일상의 감사를 찾는 것과는 별도로 ‘자칫 원망스러울 수 있는 상황을 감사로 돌리는 힘’, 그 힘은 선배 정토들에게서 배웠다. 

정토가 되며 맺어진 인연, 똑같이 정토라는 이유만으로 선배 정토들은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선배 정토님들의 힘을 빌려 경계가 오는 순간들을 멈춰낼 수 있었어요. 특히 남편 교무가 아팠을 때는 그분들에게 받는 위로와 격려가 너무 감사했죠.” 선배 정토들의 가르침은 ‘미안함을 기반 삼아 감사로 돌리는 법, 원망심을 감사로 돌리는 법’을 담고 있었다. 그 깨달음을 거름 삼아 자신도 정토로서 선배가 되면 후배 정토들에게 그 감사를 베풀어줘야지 다짐하게 됐다.

“‘어떻게 저럴 수 있어?’라는 고정된 사고를 내려놓고, 배고플 때 밥 한그릇, 목마를 때 물 한 컵 같은 원초적 감사를 인정하는 것, 그게 원불교의 감사생활 아닐까요?” 유쾌한 웃음과 함께 ‘원불교의 감사생활’을 정의하는 홍 정토. 오늘도 그는 감사를 재료삼아 원망을 감사로 바꾸는 마술을 펼친다. 

[2022년 1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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