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성 의료법인 원광의료재단 이사장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한 달 이동 거리, 최소 1만㎞. 군산, 익산, 청주, 화성, 그리고 인천까지 다섯 개의 병원을 살피기 위해 전국을 다니느라 그가 매주 기록하는 거리다.
1989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원불교 교역자로서의 대부분을 복지계와 의료계에서 보내고 있다. 그 시간의 총합만도 30년여. 여기에 원불교 광주전남교구사무국, 중앙총부 감찰원과 재정산업부 등의 근무지에서 쌓아온 10여 년 행정경력까지 더해져 그는 사회복지전문가에서 의료경영인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발전한 것은 그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복지법인 원광효도마을 산하기관으로 시작된 익산원광효도요양병원을 기반 삼아 원불교 교단 최초의 의료법인인 의료법인 원광의료재단이 설립됐고, 여기에 군산·청주원광효도요양병원, 원광종합병원이 차곡차곡 그 역할을 채워온 것. 도전은 멈추지 않아 최근에는 수도권 내 첫 원광효도요양병원인 인천원광효도요양병원의 문을 열어 ‘원광의 브랜드화’를 전국화하기에 이르렀다.

‘병원 하나를 제대로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는 현실 속에서 오우성(본명 성배) 의료법인 원광의료재단 이사장이 이뤄낸 성과는 그래서 더 주목받는다. 여기에는 ‘공인’으로서, 오직 ‘공심’으로 일해 온 그의 열정이 있다.
 

수도권 진출,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

원불교 교단 최초의 의료법인인 ‘원광의료재단’이 설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교무이자 공인으로서 교단의 미래를 생각하며 죽기 살기로 하다 보니 어느새 원광의료재단의 역사가 10주년을 맞게 됐습니다. 원광의료재단 이전에 사회복지법인 산하기관으로 익산원광효도요양병원이 시작된 역사까지 하면 20여 년에 달하는 기간을 보낸 건데, 돌아보면 어렵고 힘든 과정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개인이 아닌 ‘원불교’를 위한 일이었고, 함께해 준 많은 이가 있어 오늘의 성과와 발전이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원광의료재단 산하 병원들의 탄생에 대해 많은 사람이 ‘교단이나 지자체(또는 국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고 안다. 하지만 원광의료재단 산하 5개 병원은 모두 재단(또는 모체 병원)이 재산을 출연해 만들고 성장시켜 온 것으로, 그만큼 많은 노력과 인력, 자원 등이 투자된 결과물이다.

하나하나 직접 일궈온 이유의 기반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 1989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오 이사장은 이후 여러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당시 기관의 대부분이 위탁 형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성과가 좋아도 반납과 동시에 그간 노력해온 과정이나 결과가 사라져버리기 일쑤였다. 이는 결국 ‘원불교의 일부’가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 오 이사장은 생각했다. ‘힘들더라도 우리가 우리 것을 직접 운영해야 역사가 없어지지 않겠다.’
 

미래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 분야에 근무하는 동안 3년, 5년, 10년 단위로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세우는 게 습성이 됐어요. 덕분에 요양병원도 항상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했고, 그래서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죠. 수도권 진출도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 중 하나였어요.”

2005년 그가 사회복지법인 산하에 요양병원을 만들 때 전국 요양병원 수는 200여 개에 불과했다. 현재는 1,500여 개에 달하는 규모.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갓 시작한 일을 원광의료재단은 10년 전, 익산원광효도요양병원 운영부터 따지면 20여 년 전부터 차곡차곡 성과를 내며 쌓아왔다. 수도권 진출도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결과, 2017년 화성에 이어 올해 인천에까지 ‘원광’을 안착시켰다.
 

끊임없는 개척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저는 교무니까, 결국 그 힘은 모두 교법 정신에서 나와요. 막연한 교법 정신이 아닌 ‘실천적 교법 정신’이요. 평소 성공의 공부길로 <정전>에 나오는 진행사조(신·분·의·성(信忿疑誠))를 강조하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도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꼭 대조하는 가르침(체크리스트)입니다. 뭔가를 하려면 ‘해야겠다’는 믿음이 확실히 먼저 서야 하고, 믿음이 확실히 섰다면 죽기 살기와 같은 분심이 반드시 있어야해요. 그다음 ‘의’는 하고자 하는 일을 알아내는 힘인데, 결정하고 열정을 내는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되는지, 이게 맞는지’ 등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확인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성’은 정성, 즉 쉬지 않는 거잖아요. 진행사조 대로만 하면 ‘만사성공’, ‘만사형통’이에요.”
 

종교인이자 경영인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는 건데요.
“저는 결정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뭔가를 결정하고 나면 ‘될 때까지’ 해요. ‘공심으로 될 때까지’가 경영 표준인 셈이죠(웃음). ‘하고 하고 또 하고, 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저절로 이뤄질 때까지’라는 좌산상사님 법문이 있는데, 그게 바로 ‘간단없는(끊어지거나 잘림이 없는) 정성심’ 아닌가 생각해요. 힘든 순간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늘 있어요. 5개 병원 2천 병상에 1,300명이 근무하는데 힘든 일이 없을 수 없죠. 그럴 때는 기도로 힘을 얻어요.” 
 

원광의료재단이 나아갈 미래 모습이 궁금합니다.
“이제는 재단이 규모를 제법 갖춤에 따라, 시스템화를 통해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려고 해요. 병원별 지역 특성에 따라 구축한 특성화영역과 고유의 개성은 살려 경쟁력을 높이고, 재단 10대 목표로 ‘원광의 브랜드화’를 탄탄히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는 ‘인구를 살피지 않고 추진하는 사업은 미래지향적일 수 없다’는 말에 특히 힘을 줬다. 인구수를 분석하면 향후 10년간 병원 이용자 수가 최고치에 이를 것임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재단 식구들, 병원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전해주세요.
“원광의료재단은 ‘은혜 충만’이 이뤄지는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은혜에는 받는 은혜와 주는 은혜가 함께 있어서, 공생하는 속에서 오고 가고 주고받는 은혜여야 충만해져요. ‘은혜 충만’은 원광의료재단의 꿈이자, 원불교인으로서 교법의 총체입니다. 우리가 신앙하고 수행하는 이유는 결국, 은혜를 나투기 위함이잖아요.”

지금의 역사를 만들어내기까지, 어디 자존심 상하는 일 한번 없었을까. 하지만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그는 그러한 내색 대신 ‘공심(公心)’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후배들을 위한 한마디로 남은 이야기. 

“원불교 정신으로 정말 성실하게, 공심으로 정성을 다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어요. 각자가 공심을 얼마나 갖추고 있고, 구성원들이 얼마나 공심으로 해나가는지에 성패가 나뉘어요.”

[2022년 12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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