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학 교도
최재학 교도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N포시대, 청년실업률 최대치 기록의 시대다. 그 시대 속에서 들숨에 실망과 날숨에 절망을 얻는 요즘 MZ세대. 그 중심에 서서 “나 황홀하게 행복해요”를 외치는 한 청년이 있다. 바로 최재학 교도(목동교당)다. 

물론 그에게도 좌절의 시기는 있었다. 제대 직후,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 사회는 희망보다 좌절을 더 많이 마주치는 곳이었다. “저도 학자금 대출에, 자취하며 생긴 빚까지 부담이 심했어요.” 많은 청년세대가 그렇듯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특히 고객센터에서 일할 때는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우울함과 좌절을 넘어 절망에 이르자 마음은 딱딱해졌다. 그러던 어느날, 잡히지 않는 마음에 하염없이 동네를 서성이던 그의 눈에 일원상이 들어왔다. 

“군대에 있을 때 종교활동을 하면서 원불교에 입교는 했지만, ‘종교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종교를 멀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원불교가 불현듯 어두운 그의 마음에 선명히 들어온 것이다. 

고민하다 결국 이튿날, 교당 문을 두드렸다. “낯선 불청객임에도 교무님은 말없이 따뜻한 차를 내주셨어요. 그리고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제 마음속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 너무 자기 자신을 다그치지 말라’고 하셨죠.” 위로 속에 들어있는 격려를 통해 딱딱하던 마음이 녹고, 그동안 자신을 옥죄던 부담이 사라졌다. “그날 ‘교무님처럼 누군가의 쓰러진 심지를 세워주는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죠.” 이후 그는 교당생활을 하며 다른 교도들이 건네는 따뜻한 격려에 자존감을 회복했고, <정전> 공부를 하며 경계의 순간 그것을 분별해내는 법도 알게 됐다.  

반가운 이야기 또 하나. 본래 방송학을 전공한 최 청년교도는 도반의 권유로 원음방송국에 입사했다. 그는 현재 법문 오디오북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저처럼 법문 한 줄로 위로 받는 교도가 많잖아요. 그분들에게 제 프로그램이 위로와 격려가 됐으면 좋겠어요.” 때문에 그는 교도들을 위해 회사와 집 구분없이 정성을 쏟고 있다. 

더불어 원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꿈꿔본다. 원불교를 모르는 청년들을 위해 ‘원불교 좋아, 같이 가볼래?’라는 마음을 담아보고 싶은 것이다. 마음공부하며 더 큰 꿈까지 꿀 수 있는 지금이 그에게 온통 감사다.

“감사생활은 삼시세끼 밥 먹는 것과 같아요.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마음이 허기질 때 주변에 감사를 깨달으면 온통 내 것이 되니까요.” 삼시 세 끼보다 감사 세 번이 그의 마음을 더 배부르게 만드는 날들이다.

[2022년 12월 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