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선학대학교, 영어·독경·설교 등 현장 필요 역량 배양 프로그램 기획
상시기간 앞두고 3주간 대장정… 29일 설교·독경대회로 마무리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눈보라 휘날리는 원불교 영산성지에 추위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이 끓는다. 밤새 굳은 몸을 풀고 좌선을 마친 예비교무들은 신새벽부터 내린 눈을 치운 참이다. 숨돌리기도 잠시, 예비교무들은 수업 준비에 분주해진다. 그리고는 찬 바람과 눈발을 뚫고 교실로 하나둘 발걸음을 옮긴다. 12월 7일부터 계절학기를 시작한 영산선학대학교의 풍경이다. 

원기107년 2학기 해제와 동시에 시작된 계절학기는 예비교무들의 역량 배양을 위해 3주간 알뜰한 수업과 체험 학습으로 꾸려진다. 매일 오전에는 미국에서 온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준별 회화 수업이 진행되는데, 미국의 신심 있는 교도 르넬(Lennell Dade·미주선학대 외래교수)교수와 티파니(Tiffany Heath·워싱턴교당) 교도는 ‘예비교무들의 영어 수준 진작’이라는 목적에 두 마음 없이 한국으로 와 수업을 맡았다. 두 교사의 봄볕 같은 미소는 긴장으로 얼어붙은 예비교무들의 입을 트이게 만든다. 

오후에는 짧은 보충수업 시간이 진행된다. 학기 중 미비했던 부분을 예비교무와 교수교무 일대일 혹은 일대다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예비교무들의 학구열에 교수교무들 역시 지도에 성의를 다할 수 밖에 없다.
 

성명종 교무가 계절학기 독경 특강에서 예비교무들의 독경에 피드백해주고 있다.
성명종 교무가 계절학기 독경 특강에서 예비교무들의 독경에 피드백해주고 있다.

계절학기 1주차 특강으로 성명종 교무(상주선원장)의 독경수업이 열린자리. 남녀 분반으로 진행된 특강은 독경의 의미와 발성훈련, 개인독경지도(보충수업)가 이뤄졌다. 성 교무는 학생들의 독경을 일일이 듣고, 피드백했다. 주어진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수업에서 성 교무는 “단체 카톡방에 독경을 녹음해 올리면 계속 피드백을 해주겠다”는 애정 섞인 말을 예비교무들에게 전했다.

계절학기 기간 중 주말에는 문화 활동과 교화단 활동, 혹은 개인 정진이 진행된다. 예비교무들이 원하는 공연·전시·체험활동을 신청하면 학교가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평소 개인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분야를 만남으로써 문화적 식견과 정서를 배양하게 한다.

영산선학대학교 계절학기는 예비교무들이 상시기간(방학)을 보내고 복귀했을 때 다시 적응기가 필요한 데에서 착안됐다. 정기기간과 상시기간의 연계성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정현기 교무(영산선학대학교)는 “정기와 상시를 겸하는 훈련으로 방학 전 예비교무들의 마음을 모으고, 방학 동안 자력으로 해나갈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계절학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송대용 예비교무(2학년)는 “처음에는 방학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수업을 들으며 개인적으로 생활습관을 설계하고 지키면서 생활하니 ‘갓생(God+인생,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삶)’을 사는 기분이 든다”며 “이 시간이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배우고 익힘으로써 세계 어디서든 소태산 대종사의 법으로 교화의 꽃을 피우는 보은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3년의 준비를 거쳐 본격 시작된 영산선학대 계절학기는 독경, 설교, 영어와 문화·체육활동 등으로 이뤄진다. 올해는 시행 첫해인 만큼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독경과 설교, 그리고 해외교화를 위한 언어 교육을 우선 편성했다. 또 12월 29일 열리는 독경·설교대회를 통해  3주간 독공한 결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2년 12월 1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