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경 기자
유원경 기자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팀들을 만났음에도 16강에 진출하며 온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 상대 전적을 비교해 봐도 어려운 팀들이었고, 그런 이들을 상대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줌에 모든 국민이 더욱 감동했을 것이다. 이를 지켜보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16강을 이뤄내기까지 얼마나 힘든 노력이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노력하는 태극전사들의 수고를 모르는 듯 본선 기간 동안 그들에게 향하던 일부 악플들을 보면서 너무 과한 행동은 아닌지 씁쓸함이 느껴졌다. 16강을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만약 경기결과가 좋지 않다면,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이들은 바로 경기를 이끌었던 태극전사들이다. 그 누구보다도 가장 절실했고,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세상의 시비이해를 지켜보면서 누구나 이런저런 말들을 보태며 비난하기는 쉽다는 감상이 든다. 

이런 모습이 어디 축구뿐일까.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교단에도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는 일들이 보인다. 원불교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보았을 때도 그랬다. 자신들의 주장을 넘어서서 교정원을 비난하듯 올린 글들이 있었다. 또 이런저런 사건들에 대해서 투덜거리며 비관하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정당성만 주장하는 모순도 보였다.

출가교역자들의 공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혹 교정원에서의 잘못이 있다면 해당 부서와 조율해야 할 일들인데, 어떤 상황으로 인해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듯이 보였다.

이를 지켜보면서 중앙총부에 근무하는 교무들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무자들은 악플러들의 비난과, 필드의 선수가 아닌 객들의 훈수 속에 이런저런 시비를 감당해야 하니 말이다.

지난 원불교대학원대학교 학위수여식 때 전도연 총장은 졸업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주인은 어떻게든 그 일을 해결하려 하고, 객은 비판한다”면서 “어느 자리에서든 주인이 돼라”고 당부하며 초임 교무가 되는 그들을 현장으로 내보냈다. 

누구나 비판은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을 직접 해결하는 이는 얼마나 많은 고민 속에서 연구하고 선택해야 하는지, 당사자가 아니면 그 심경과 어려움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교단의 주인이 돼야 한다. ‘진정한 주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았으면 한다. 

[2022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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