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교당) 마련 위해 이천일기도, 이천특산품 게걸무차 봉공작업
단장훈련·교도주관법회·기타동아리 등 교무와 교도 한 가족 한마음

이천교당 앞에서.
이천교당 앞에서.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경기도 이천터미널에서 5분 남짓 거리, 시내 중심권에 자리해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 접근성이 좋은 이천교당. 교당 뒤편에 차를 주차하고, 법당에 먼저 들러 사배를 올린다. 정갈한 손길과 정성된 마음 닿았을 불단, 솜씨 있게 꽃꽂이 된 생화에 합장하는 이의 마음도 이내 살아난다. 

약속시간보다 훨씬 앞서 기다리고 있는 교도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이천의 특산품이자 이천교당의 시그니처 봉공상품인 게걸무차를 마시며 교당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천교당은 조립식 판넬 건물이다. 위치 좋은 곳에 자리한 교당이지만, 잠깐 사이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실내가 춥다. 겨울에 춥고 여름에는 습한 환경, 신축불사를 위한 이천일기도가 시작된 이유다. 

신축불사 이천일 기도.
신축불사 이천일 기도.

신축불사 이천일기도
“교도님들이 유지비에 건축기금 명목으로 따로 헌공금을 내오셨어요. 조립식 판넬 건물이니 여러모로 환경이 불편하기도 하고, 돈을 모아 교당을 지어야겠다 생각하신거죠.” 김현인 교무는 부임 4년째 되던 해(원기104년) 교당 신축불사를 위한 천일기도를 시작했다. 교무는 교당에서, 교도들은 집에서, 매주 일요일 법회 때는 합동으로, 마음을 모아 기도를 이어갔다. 

그렇게 1천일의 기도를 해제(원기106.11.26)했지만,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 건축자재비 상승 등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교도들은 다시 2천일 기도를 결제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이 신축불사 1,398일, 교도들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작고 아담한 내 집(교당)을 설계하고 있다.

“1층에는 법당이 있고, 법당 옆에는 카페 겸 교도들 식당이 있었으면 해요. 그곳에서 단회도 하고, 봉공작업도 하고, 공부모임도 할 수 있고, 교도 아닌 지역분들도 편하게 와서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어요.” 2층은 생활관으로 사용해야 하니, 2층 건물 교당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은 교무와 교도들. 그 꿈을 설계하고, 교당 불사 첫 삽을 뜰 때까지 신축 불사 기도는 더 깊어질 것이다.

게걸무 작업 과정.
게걸무 작업 과정.
게걸무 작업과정2.
게걸무 작업과정2.

봉공특산품 토종무 게걸무차
게걸무는 여주와 이천지역에서만 나오는 특산품으로, 일반무보다 칼슘, 칼륨, 마그네슘 함유량이 높다. 특히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티아민 성분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로푸드로 선정될 만큼 항암작용과 폐 질환에 효능이 좋은 토종무다. 이천교당은 지역 특산품인 게걸무로 차를 만들고 있다. 교당 신축불사를 위해 재정을 보태보자는 김현인 교무의 고민이었고, 4년째 두 마음 없이 게걸무 농사 울력에 일손 보탠 건 교도들이었다.

“게걸무는 7월 말에 씨를 뿌려서 11월 초에 수확을 해요. 교도님 땅 2백여 평에 게걸무를 심고, 김장할 즈음 수확을 해서 교도님들이 합동으로 작업을 했어요.”(김현인 교무)
“그 뜨거운 여름날 씨앗 뿌리고, 풀을 뽑고, 매일 게걸무밭에 다니시면서 밭일하고, 농사지으시느라 교무님이 너무 힘드셨어요.”(남원중 교도회장)

“첫 해에는 무 썰기가 너무 힘들어서 물집도 생기고, 단단한 무를 썰다 보면 칼이 무뎌져서 교도님 두 분은 칼만 갈아주는 역할을 하셨죠. 단시일에 무를 말려야 하니 여기저기 건조기 빌리러 다니느라 교도님들 노고가 컸어요.”(김지선 교도)

게걸무차 만드는 날은 교도가 총출동하는 날, 일은 힘들고 고되지만 내 집(교당) 마련을 위한 꿈이 고됨을 잊게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교당 신축불사를 위해 합력해주는 인연들’을 향한 감사함으로 충만해진다.

게걸무차 봉공작업.
게걸무차 봉공작업.
이천교당 공부 모습.
이천교당 공부 모습.

넘쳐나는 공부 자랑거리
이천교당의 자랑거리는 지금부터다. 이천교당은 월 1회 마지막 주에 단장훈련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첫 주 진행하는 단 법회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단장 훈련. ‘단장부터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김 교무의 생각을, 단장들 역시 두 마음 없이 받아들였다. 김 교무는 단장들에게 상시일기 쓰는 법을 지도한다. 단장은 물론 전 교도가 일상에서 공부심을 챙기며 상시훈련을 하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 이렇게 훈련된 교도들의 일상 속 공부는 공부담에 담긴다. 공부담 발표 후 김 교무의 감정은 교도들을 공부심으로 재무장시킨다. 교도들의 소소한 공부담은 책으로 묶어져 나올 예정이다.

교도주관 법회는 그야말로 ‘놀랍고 대단한’ 이천교당의 자랑거리다. 30여 명이 출석하는 소규모 교당에서 정말로 ‘놀랍고 대단한’ 일. 교화단을 두 조(A, B)로 나눠, 지난 10월에는 A조 교도들이 안내에서부터 사회, 독경, 성가, 감상담, 설교에 이어 법회 후 식사 공양까지 그야말로 ‘완벽하게’ 법회를 진행했다. 올해 4월에는 B조 교도들이 다시 한번 ‘완벽한’ 법회 진행에 도전한다. 

이밖에도 가을 야외법회 후 소성선 교도의 자작시가 화제가 됐던 시낭송 법회, 박원효 교도의 재능기부로 교당 주요 행사를 맛깔스럽게 해주는 기타동아리, 교리 예상문제집으로 사전 연마해 교리실력을 키우며, 재미와 웃음이 덤으로 더해지는 단별 교리퀴즈대회도 이천교당의 자랑거리 목록이다.

“우리 교무님 설교가 너무 좋아요. 작은 며느리(30대)가 교무님 설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이야기해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실생활에서 공부로 대조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하시죠.” 

“교무님 보면 안쓰러워요. 체력도 안 되는데 봉공 작업을 제일 열심히 하세요. 어쩔 땐 쓰러지실까 염려스러워요.” 많고 많은 이천교당의 자랑거리, 그중에서도 가장 내놓는 자랑거리는 ‘교무’임을, 취재 끝에 알게 된다. 

자랑거리 많은 이천교당에 교무와 교도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하 호호.’ 

이천교당 공부담 발표 후.

[2023년 1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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