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련 센터장
정조련 센터장

[원불교신문=정조련 센터장] 최근 3년여에 걸친 코로나19로 인해 예기치 않은 다양한 상처가 우리에게 왔다. 사회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격렬하게 흔들었고, 사람들은 깊은 상실감과 단절감에 좌절했다. 결국 무력감으로 인해 자살위기감 혹은 시도의 유혹에 빠지기도 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고민하게 됐다. 양극화 현상이 가중되고 다양한 영역에서 세력이 대립하면서 일상생활조차 상대적 박탈감과 괴리감에 허우적거린다. 그 결과 생을 포기하는 경우의 수가 증가, 국가적 관심이 새삼 고조되고 있다. 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귀중한 삶에 대해 이렇게 움츠러들고 숨어드는가? 그러한 자기 자신의 생명력을 일깨우는 방법은 없을까? 생명의 소중함을 바로 세우고 다시 시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원불교 교단도 문화사회부의 정부 소통 통로를 통해 각 단체 및 개교당들의 관심과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는 8년 전부터 서울시의 요청과 서울교구의 협력 아래 ‘살자·사랑하자 생명존중프로젝트’를 수행해오고 있다. 예방캠페인이나 위령 천도재뿐 아니라 자살 위기와 관련된 내담자를 중심으로 심층적인 증상이나 고통의 완화를 염두에 두면서 점진적으로 일원회상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생명의 또 다시 시작’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상담현장에서 만나는 대상자들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보자. 남성의 경우는 대개 우울감이나 무가치감과 삶의 무의미, 즐거움의 부재, 무력감, 권태감 등을 보인다. 평상시 자주 화를 내거나 불안정하고 심술궂음 등 성격적 요소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상담에서는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돌봄을 통해 증상과 이상행동을 해소시킬 준비를 단계적으로 돕게 된다.

여성의 경우 완고하거나 냉정한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감정의 건조함, 불신감이 자주 쌓였거나 절망의 경험이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가족관계나 사회적 관계에 주목한다. 코로나19로 삶의 환경에 어려움이 가중될 때 자살의 위기감정이 더 고조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모습 중 하나인 사회적 역할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사람일 경우 우울증과 정체성의 혼란 등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갑작스런 코로나19의 단절을 겪어낸 지금이야말로 이에 대한 주의를 더 환기시켜야 한다. 자연스러운 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존재감을 체험, 인식하고 반성하며 자신과 진정으로 일치시키고 균형감을 회복하도록 상담이 돕고 있다.

코로나19는 종교 조직, 나아가 성직자에게도 영향을 주며 더 나아가 종교의 생명력에도 타격을 줬다. 환경의 급작스런 변화는 종교 시스템의 경직과 그간 겪어보지 못한 조직 내 혼란을 야기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니 이제까지 교단 밖을 향했던 에너지와 시선을 교도, 교무들에게로 돌릴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지나가는 지금 여기, 우리들이 속해있는 교단의 동력을 살피고, 우리 자신의 긍정적 요소들을 다시 격려하자. 지금이야말로, 조직 생명력과 연결된 성직자들의 환경 및 정서적 돌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

[2023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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