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정 교무… 3집 음원 발표 후 4집 준비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래 그림을 그렸다. 미대를 준비하다 군대를 갔고, 제대하면 광고사에 들어가려고 했다. 서울에서 광고사를 크게 하는 외가 인연들이 있어 먹고 사는 일은 거뜬하리라, 생각했다. 군 생활도 순조로웠다. 그러다 문득, 그는 알아챘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그 기도 위력으로 살아진다는 것을. 제대 후 그는 출가의 길을 걷겠노라 서원했다. 그렇게 ‘부모님께 효도하고픈 마음’으로 출가했던 그가, 지금도 한결같이 말한다. ‘출가하기 정말 잘했다.’

‘정말 잘한’ 출가의 길을 걷고 있는 최용정 교무(삼덕교당). 그는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든다. 그 연유가 깊다.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음반도 냈다. 이미 3집 앨범을 발매했고, 지금은 4집을 준비 중이다. ‘마음의 향기를 세상에 노래하는 교무(마향)’의 마음이 차곡차곡 담겨있는 음반, 그가 우리에게 건네는 축복 같은 ‘선물’이다. 그 선물(음반)에 담긴 깊은 연유를 들었다.
 

선물 같은 음반, 그 깊은 연유 
음반 이야기는 교역자 생활의 출발부터 시작됐다. ‘그림’에 대한 재능을 살려 원불교출판사, 원불교역사박물관, 원광사에서 근무할 때는 야간으로 세종대 시각디자인과를 다니기도 했다. 출판물 디자인에 그의 감각이 더해졌다. 원불교 홍보물의 진일보한 변화였다. 원불교신문사에 근무할 때는 교단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글 쓰는 법을 단련했다.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역량 다해 매진했던 경기인천교구 사무국장을 거쳐 첫 교화현장으로 김천교당에 부임했다. 부임 4년 째, 교화 열정을 쏟고 있을 무렵 성주성지에 사드가 배치되고, 김천교당 주임교무였던 그는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된다. 

김천역 광장 한켠에 마련된 김천평화교당에서 그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를 올렸다. 김천지역민의 아픔을 함께 보듬어 안았던 3년여 시간, 그 시기는 교당불사를 위한 천일기도 기간 중이었다. “천일기도를 오전 5시, 10시 두 차례 올렸어요. 2백여 일이 지나던 어느 날, 글이 써지면서 저도 모르게 멜로디가 흥얼거려졌죠. 그렇게 해서 ‘달마산이 품은 성자’, ‘힘내라 촛불아’ 두 곡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 기타 코드 길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참 신기했죠.”

그 후로 소성리만 다녀오면 일주일에 한두 곡 노래가 만들어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30여 곡. 힘든 상황일수록 노래로 위안을 전하자는 생각 끝에 ‘성주성지, 정산종사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가 사람들에게 불려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오늘은 행복해요>, 그의 첫 앨범이다.
 

 

세 장의 앨범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곡

모두 그에게 주어지는 ‘선물’, 
그 선물 덕에 우리의 오늘이 행복하다.

당신은 선물, 아름다운 인생
정산종사를 생각만 해도 행복한 마음에 멜로디가 얹어졌다. 만물을 살려내고 꽃피워낼 동남풍에도 리듬이 실렸다. 달마산이 품은 성자를 알리는 봉황의 춤사위는 ‘어루와 어허루와~’ 가사가 됐다. 본래마음 그대로 일체가 유심조, 깨달음도 곡이 된다. 그렇게 첫 앨범에 8곡이 실렸다. ‘노래를 듣는 모든 이들이, 날마다 맞이하는 오늘은 참 행복했으면’ 하는 그의 짙은 염원이 담겼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대중의 인증을 받는 기회가 왔다. ‘대종사 정산종사 화해 만남 백주년 기념’으로 문화사회부와 문체부가 공동 주관한 노래 공모에서 그는 우수상을 받았다. 2집과 3집은 삼덕교당 부임(원기106년) 이후 제작된 앨범이다. 그는 교당 건물을 살려내야겠다는 일념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많은 재가출가 교도와 인연들의 합력이 있었다. 그의 기도와 염불정진은 고된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이었고, 곡은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트로트 열기에 맞춰 세미트로트 곡으로 2집 <당신은 선물>을, 그리고 종교음악, 퓨전국악, 발라드,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가미된 곡은 3집 <아름다운 인생>이 됐다. 사 없는 정성 끝에 ‘만들어지는’ 그의 곡. 

비로소, 알게 된다. 세 장의 앨범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곡들 모두, 어느 곳이든 있는 자리에서 정성 다한 그에게 주어지는 ‘선물’임을. 그 선물 덕분에 우리의 오늘이 행복하다.
 

정산종사 달마산 구도길 개척
그의 앨범에 사연 하나가 더해진다. “성주와 가까운 김천교당에 살면서 정산종사를 가슴에 품고 확실히 알아가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정사종사전>을 편집했던 그. 책을 다시 정독하던 과정에서 ‘전라도로 스승을 찾아갈 때 아버지(구산 송벽조 대희사)와 함께 산을 넘어 김천역으로 갔다’는 구절을 읽게 된다. 

그는 구도길을 직접 찾아보고 싶었다. 소성리 ‘포수 할아버지’를 소개받아 정산종사 구도길을 개척하고, 대구경북교구 금강회의 도움으로 길을 정비한 뒤 출가교화단에서 매주 순례를 진행했다. 그러나 구도길 순례는 사드배치 후 막혔다. 소성리 진밭교에서의 기도는 ‘스승님이 구도하신 구도길을 열어달라’는 간절함이 컸다. 

“정산종사께서 ‘만인을 이롭게 하기 위해’ 스승을 찾아다니셨던 구도 행적을 거듭 생각하다가, 바로 나를 위한 구도행을 하셨다는 것을 깨달았죠.” 무한한 감사함과 절실한 사무침을, 그는 정산종사 열반 60주기를 기념해 작사·작곡한 ‘새회상 법모 평화성자 오셨다네’ <서곡>에 녹여냈다.

헌정곡, ‘행복한 인생이여’
그가 최근 작사·작곡한 ‘행복한 인생이여’는 헌정곡이다. 일생을 교단에 헌신한 원로교무, 인생의 질곡을 정리하고 황혼기를 맞이하는 사람들, 그리고 행복한 교역생활을 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그가 전하는 마음이다. 

‘…그토록 소중했던 날들의 꿈을 꾸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대는 별처럼 빛나죠. 그대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왔어요. 그대는 멋진 삶을 살았어요. 행복한 인생이여. 행복한 인생이여.’ 헌정곡에 담긴 그의 마음, 옮겨 놓는다.
 

[2023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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