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마음 살리기

한영훈 교무
한영훈 교무

사람들은 나를 낙천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줄 알지만 사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부터 줄곧 염세적이고 소심한 성격을 가진 나약한 어른이었다. 

한 예로 대학교 3학년 때는 1년 가까이 자취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못했을 만큼 지독한 우울증을 겪었다. 그 시기의 나는 삶에 대한 의미를 찾기 어려웠고, 현실이 답답하고 괴로워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은 몸까지 병들게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다 못한 어머니가 만덕산 효소선원이라는 곳에서 요양해보기를 권유하셨다. 대인관계를 피하고 싶었던 나는 가볍게 그곳을 갔고 그곳에서 한 교무님을 만났다. 

모태신앙으로 가톨릭 신자였던 나였으니 당연히 원불교 교무님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효소선원 일과를 교무님과 함께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내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하고  물었다. 그러자 교무님은 책장 어디선가 책 한 권을 가져와 펼쳐 보이며 설명하셨다. 그것이 바로 <대종경> 천도품 5장, ‘열반 전후에 후생 길 인도하는 법설’의 소태산 대종사님 말씀이었다. 

“한 생각 이전의 마음, 그 본래 마음은 우리 몸이 죽고 나기를 반복하더라도 영생을 통해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하지 않는 마음에 바탕하여 평소 길들여온 습관대로 우리는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되는데 그 결과 내 일생의 행, 불행이 거기에 좌우되고 또 영생의 행복이 좌우된다. 우리는 이것을 인과라고 말한다.”

이 법문을 듣는 순간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출구를 찾은 것처럼 마음이 환해졌다. 내가 찾아 헤매던 인생의 의미가 이 마음공부에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때 효소선원에서 만난 교무님은 내 추천 교무님이 돼주셨다. 그렇게 나는 8년의 수학 과정을 거쳐 현재 전주교당 교무이자 영생의 행복자로서 살아가고 있다. 

/전주교당

[2023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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