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은 교도
김대은 교도

[원불교신문=김대은 교도] 2021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중 40%만이 종교를 믿는다고 한다. 2015년 통계청에서 실시했던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종교 인구가 43.9%로 집계된 것을 미루어 볼 때, 대한민국도 이제 서양 사회와 같이 탈종교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원불교의 경우에도 2015년 84,000명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2005년의 129,000명에 비해 34.9% 감소한 수치다. 교단도 결국 시대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대변화 시대의 경영>에서 “이미 발생한 ‘문제’보다 그것으로 인해 발생할 잠재적 ‘기회’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교화혁신에 대한 논의도 교세 위축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아니라, 탈종교 현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 더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탈종교화 현상의 여러 원인들 중 눈여겨 볼 부분은 종교의 역할이 시민사회로 대체돼 종교의 대사회적 역할이 미비해졌다는 서양 학계의 분석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한국인들은 ‘더 이상 종교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냉소적 평가는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정산종사는 일찍이 “자신의 계행은 소승으로 지키고, 세상의 교화는 대승으로 하여, 소승과 대승을 병진하라(<정산종사법어> 법훈편 11)”고 말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교화혁신이란 
청년들과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더욱더 초점을 맞추어야 
교단의 미래가 열린다.

교단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교단은 대사회적 운동에 나섰을 때 꾸준히 성장해 왔다. 소태산 대종사님 시절에는 문맹퇴치운동을 전개했었고, 정산종사님은 삼동윤리를 강조하며 주산종사님으로 하여금 전재동포구호사업을 진두지휘하게 하셨다. 대산종사님의 경우, 종교연합운동을 통한 세계평화의 길을 제시하시며 교화의 길을 세계로 확장시키셨다. 교단은 이후 방송교화의 문을 열어 교법 대중화의 발판을 마련하였으나 디지털 교화로 전환하지 못해 교세의 확장이 정체 또는 위축된 상태다. 

오늘날 비종교인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종교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한국갤럽, 2015) 즉, 종교의 가르침이 그들의 마음을 감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데, 이는 종교가 사회와 괴리되어 그들만의 ‘울’에 갇혀 시대와 공감하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시대와의 공감은 대중의 마음뿐만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 방법 모두를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소태산 대종사님의 교법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질문은 소통 방법에 무게를 둔다. 우리는 시대에 맞는 교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가? 

탈종교화 현상의 지속 여부는 결국 젊은 세대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달려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양한 디지털 정치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의 ‘교화혁신’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를 감안해 청년들과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더욱더 초점을 맞춰야 교단의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교화는 기존의 아날로그 교화방식을 그대로 디지털화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라디오 콘텐츠의 뉴미디어화가 좋은 사례다. 요즘 청년 중에는 미디어 노출을 꺼리지만 목소리로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텔레비전 콘텐츠의 뉴미디어화는 여전히 각광받고 있으며, 메타버스 또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교단은 교화혁신을 위해 어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는가?

/한강교당

[2023년 2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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