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은 정토
이자은 정토

[원불교신문=이자은 정토] 음악과 노래를 좋아했던 나는 대학교 동아리에서 사물놀이를 배웠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원불교를 알게 됐고, 초량교당에 입교를 한 후 부산울산교구 풍물패 ‘다스름’에서 활동했다. 그 활동 중 내 인생의 가장 큰 은혜인 남편교무를 만나 결혼해 익산으로 오게 됐다. 

물론 경상도 부산에서 낯선 전라도 익산까지 오게 된 사연 속에는 때론 너무나 힘들었고 외로웠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미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을 무사히 잘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법신불 사은님의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동안 놓았던 사물놀이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 계기가 있다. 때는 중앙총부 행사 때, 중앙총부 사물놀이패 ‘동남풍’의 공연을 보게 됐다. 나는 회원들의 맛깔진 장구가락에 사로잡힌 듯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었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지켜봤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풍물을 사랑하고 있구나. 사물놀이를 좋아하던 그때의 이자은은 어디 간 게 아니고 잠시 숨겨두었을 뿐, 여기 원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구나!’ 내 안의 내가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신명나게 소리치고 있었다.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나 잘난’ 사람이라도 
더불어 해야 나타날 수 있다.

사물놀이 풍물 가락에 어깨는 절로 들썩이고, 흥분되는 마음에 몸이 반응해 움직였으며, 심장은 팔딱팔딱 뛰었다. 당장이라도 그 흥겨운 가락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결국 내 안의 나는 ‘그래! 다시 시작 해보는거야!’하고 외치고 말았다. 다시 중앙총부 동남풍 회원으로서 사물놀이의 흥겨움을 이어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동남풍에 입회하고 얼마 후 명절대재 공연을 요청받았다. 아직 연습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진조경 교무님의 응원과 오랫동안 열심히 연습했던 동료 언니들이 건네는 용기에 힘을 얻었다. ‘그 순간 정신을 빠짝차려 정한대로 하면 된다. 함께 즐기면 저절로 되어진다’는 마음을 가지고 사물놀이 공연에 임했다. 덕분인지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때 알게된 가르침이 있다.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나 잘난 사람이라도 더불어 해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하면 더 큰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힘, 그냥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지켜내는 힘. 이 작은 힘들은 지금 이 순간, 세상 곳곳에서 천지․부모․동포․법률이라는 사은으로 나타나 은혜롭게 창조되고 있다. 

북, 장구, 징, 꽹과리 네 가지의 사물놀이 악기는 각자 다른 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서로 마음을 맞춰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조화를 만든다. 각자 다른 힘들이 세상을 향한 희망의 훈풍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소리를 내지만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와 힘이 있다면 법신불 사은님의 힘 아래 그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힘든 일도 해낼 수 있다. 그 힘에 꽹과리보다 더 흥겨운 응원을 보낸다. 

“원불교 얼~쑤! 동남풍 좋다!”

/정토회교당

[2023년 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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