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무와 대학생·청년 함께한 겨울청년마음훈련
140여 명 11과목으로 4박 5일간 ‘푹’ 쪄지는 시간

재가출가 청년들이 강의를 들으며 환하게 웃음꽃을 피웠다.
재가출가 청년들이 강의를 들으며 환하게 웃음꽃을 피웠다.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원불교 교리를 제대로 배워보니 지금껏 제가 알던 지식과 맞물리면서 ‘이게 내가 찾던 진짜 종교’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 앞에서 ‘원불교가 내 종교’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한 청년교도의 발표에 힘찬 박수가 울려 퍼졌다. 2월 8~12일 중앙중도훈련원에서 펼쳐진 겨울청년마음훈련의 소득이다. 4박 5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훈련에는 재가 대학생·청년 65명, 출가 예비교무 47명, 일반 재가출가 교도 29명 등 총 141명의 청년 공부인이 함께했다.

이번 훈련은 시작부터 재가출가 청년이 함께하는 훈련으로 준비됐다. 교단 역사상 최초의 시도이며, 원불교대학원대학교의 선훈련과 원불교대학생연합회(이하 원대연) 대학선방을 하나로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했다. 양 기관의 협업은 최근 교단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다양한 연합 활동이 기관 연합으로까지 확대되는 시도로도 읽힌다.
 

첫 시도이니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교화 현장 상황에서 대학생과 청년을 모집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예비교무와 대학생·청년이 모두 공감할만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에도 고민이 따랐다. 하지만 두 기관은 예비교무와 대학생·청년이 11과목을 정통으로 익혀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정기훈련’을 통해 쌓은 힘을 생활 속에서 ‘상시훈련’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더해 예비교무들에게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교화 경험을 쌓게 하고, 대학생·청년에게는 예비교무와 출가의 생활을 함께하며 정기훈련을 오롯이 경험하게 했다. 이에 대해 공석천 예비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는 “예비교무들이 잘모르는 세상 이야기를 듣고, 또 교화자로서 어떤 부분을 연마해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4박 5일 동안 재가출가 ‘청년’ 공부인들은 좌선, 회화와 일기, 강연을 통해 각자의 생각과 고민, 공부담을 나누며 서로 깊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력생활을 자력생활로 돌리자’를 주제로 강연한 임의림 청년교도(이리교당)는 “타력을 생각할 때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돈 버는 게 어렵단 걸 알게 됐고, 짓궂은 손님도 참 많더라. 원불교를 안다면 그러지 않을텐데”라고 해 호응을 받았다. 

150여 명이 주고받는 에너지는 서로에게도 큰 희망이 됐다. 보컬트레이너로 근무하는 한 청년은 전도연 총장(원불교대학원대학교)으로부터 “직업으로 보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강의를 듣고 ‘나는 어떻게 보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염불 시간에 ‘말리꽃’을 불러 청년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마지막 날 훈증을 통해 전산종법사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교법은 상시훈련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청년들에게 ‘생활 속 공부’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최윤호 청년교도(사상교당)는 “교당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교리 이해가 부족했는데, 훈련을 통해 내가 입은 옷마저도 감사의 대상임을 깨달았다. 나와 사은, 보은도 이번 훈련을 통해 제대로 배웠다”고 말했고, 김다은 청년교도(태릉교당)는 “교무님들의 일정을 경험해보면서 교무님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2023년 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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