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누구에게나 추억의 반찬 하나씩 있기 마련. 옛날소시지, 이름하여 분홍소시지는 그야말로 양은도시락의 꽃이었다. 계란 물 노랗게 입은 동글동글한 소시지가 도시락 속에 들어있어야 등교 길이 행복했다. 

그 옛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실에서 까먹었던 추억의 양은도시락. 기실, 분홍소시지가 양은도시락의 좌청룡이라면, 볶음김치, 멸치볶음은 우측 수군. 여기에 엄마와의 오랜 밀당 끝에 달걀 프라이라도 턱 얹혀지는 날은, 발걸음이 껑충껑충, 덩달아 책가방 속 양은도시락도 춤을 춘다. 

그때 그 시절, 교실마다 석탄을 땠던 난로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시리라. 교실 가득 빼곡하게 자리잡은 책상과 걸상, 그 가운데에 떡 하니 난로 위에 가지런히 놓인 도시락들. 겨울철, 차곡차곡 올려진 도시락의 위치를 바꿔주는 ‘도시락 당번’은 난로 옆에 앉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그렇게 난로 위에 ‘엉겨놨다’ 먹는 납작한 양은도시락 맛을 어찌 잊으랴.
 

‘라떼는 말이야~’ 세대의 추억의 도시락이 뉴트로 갬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업그레이드된 분홍소시지, 센스있게 반숙으로 조리된 계란 프라이, 매콤한 신맛으로 입맛 돋구는 김치 볶음 등 다양한 ‘추억의 옛날 도시락’들이 출시돼, 보기만 해도 가슴 뭉클해지는 부모세대 추억이 젊은 세대와 공유되고 있다. 

휴게공간에 복고의 테마를 더한 삼국유사군위휴게소. 1960~70년대 분위기로 꾸며 편의점 간판도 ‘대신상회’, 예전 동네 구멍가게처럼 추억의 과자도 판매하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추억의 도시락라면세트’란다. 김치볶음, 멸치무침, 구운 소시지, 김, 여기에 화룡점정 달걀 프라이까지 담아낸 도시락은 ‘라면은 면이 불기 전에, 도시락은 뚜껑을 덮고 힘껏 흔들어 먹어야 제맛’이라는 비법이 전수된다. 

취재 수첩 한 켠, 상주영천고속도로 출장길에 꼭 들를 장소로 밑줄 쫙 그어놓고 별표 세 개 그려놓는다. 양은도시락 ‘쉐키~ 쉐키~’ 흔들어 라면과 호로록. 그렇게, 추억 속으로 ‘휘리릭’ 날아가보리라.

[2023년 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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