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림 교도
임의림 교도

[원불교신문=임의림 교도] 원기108년 겨울청년마음훈련에 참가하며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게 됐다. 훈련도 아직 낯선데 강연까지 하기에는 내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강연에 나가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리교당 교무님을 비롯해 훈련에서 만난 교무님들의 격려, 그리고 같은 단이 된 단원들의 응원에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하자’ 했던 다짐이 떠올랐다. 그 다짐을 훈련 시작부터 저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용기를 가지고 훈련과 강연에 임하게 됐다. 지금 돌아보면 ‘이 작은 용기도 마음공부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의 앞자리가 2로 바뀌었다. 과거의 나는 어린 마음에 “어른이 되면 모든 게 자유롭겠지”라고 생각해 어른이 되기를 무척 원했었다. 그런데 막상 성인이 되고 나니 생각보다 모든 행동에 책임이 뒤따르는 것을 느끼며 ‘어른이 그렇게 자유롭지만은 않구나’를 알게 됐다. 이 생각을 시작으로 <정전> 일상수행의 요법 6조 ‘타력생활을 자력생활로 돌리자’에 더욱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3월이 되면 나는 대학교 새내기가 된다. 입학에 대한 설레는 마음보다 ‘이제는 따뜻했던 담임선생님도, 정들었던 우리 반도, 반 친구들도 없겠지’ 하는 현실이 마음을 허전하게 만든다. ‘타력생활을 자력생활로 돌리자’를 다짐했지만 정확한 타력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나는 일상생활 속 작은 의지부터 찾아보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거나, 
해내려는 순간이 많아졌다.
꾸준히 감사생활하고
보은해야겠다.

자력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방 청소였다. 사실 꼭 해야 할 일이었지만 학생 때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청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자력생활을 마음에 담은 후에는 부모님의 잔소리에만 의지하고 있던 방 청소를 가장 먼저 실천으로 옮겼다. 

방 청소를 시작으로 그동안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던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르바이트해 번 돈으로 학원비를 낸 것이다. 사실 아르바이트 하기 전까지는 부모님이 매월 꼬박꼬박 받는 월급 중 일부분이 내게 오는 것이기에 부모님이 다니시는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용돈을 받는 것은 그냥 쉽고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매주 내가 당연하게 받던 그 용돈은 사실 매우 큰 은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도 돈이지만 왜 이렇게 세상에는 다채롭게 진상인 사람들이 많은 건지… 그분들 덕분에 마음공부를 더 잘하게 된 면도 있다. ‘진상’ 손님들을 상대할 때면 경계를 알아차리려는 노력을 많이 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경계를 알아차리기 전에 마음이 요동칠 때도 있지만 비교적 초반보다는 잘 넘겨낼 수 있었고, 힘들게 번 월급으로 학원비를 내니 뿌듯함도 생겼다.

‘타력생활을 자력생활로 돌리자’를 실천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거나, 해내려는 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사들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더 많은 자력생활을 위해 꾸준히  감사생활하고 보은해야겠다.

/이리교당

[2023년 2월 22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