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경 기자
유원경 기자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선진의 예화나 그 시대의 주요 사건, 또는 생활 문화 등을 기록하는 것은 후대에 그 역사의 사실을 전달함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역사의기록과 함께 전해지는 것이 그 시대의 기록물과 건축물, 의식·생활 도구, 저서 등의 문화유산이다.

우리 교단에서는 이러한 문화유산을 교단의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관리하고 있다. 현재 교단 교규를 살펴보면 ‘원불교문화재관리규정’을 두고 문화재관리위원회로 하여금 문화재의 분류, 지정, 해제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 지정 기준은 교단의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로 평가하며, 소태산 대종사의 역사를 기준으로 대성지, 법계가 대원정사인 선진의 역사로서 성지, 교단적 가치로서의 사적, 교단적 가치가 큰 구조물과 조형물 유품 자료 등의 유물, 이렇게 4종류로 분류된다. 또한 사적은 성적과 교적으로 구분하며, 유물은 성보와 교보로 분류 관리한다.

이렇게 세분화 시켜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이유는 교단의 창립 정신과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며,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지키고 후대에 길이 전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교단의 문화재가 얼마나 명확히 지정·관리되고 있을까? 소태산 대종사 당대 때부터 전해져오는 유물 중 아직 문화재 등록이 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이 중에는 소태산의 역사가 담긴 유품이나 교단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초기발행물 등도 있다. 

아직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유물 등에 대해서는 체계적 관리를 위해서라도 문화재로 등록해 관리해야 함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여겨진다. 3대 말이 마무리되고 4대가 시작하는 지금의 시점에서 꼭 한번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대각지에 대각탑이 들어서기 전, 만고일월비가 중앙에 위치해 있을 때의 일이다. 소태산대종사탄생100주년 성업봉찬회가 진행되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성탑을 재장엄 했다. 예전에 둘레석을 세워 쇠사슬을 이어놓았던 석물들을 들어내고 병풍석을 둘러 십상을 새겨 넣은 것이다. 이후 이 둘레석을 어찌하지 못해 대각터 길을 따라 장엄석으로 세워뒀는데, 대각탑을 조성하면서 이 둘레석을 걷어내게 됐다.

개인적으로 참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이 석물들은 문화재도 아니며,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 볼 때 그런 정도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석물들을 걷어낼 때 소태산 대종사 성탑의 둘레석이라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았을까? 그런 기록이라도 남았더라면 그대로 두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감상이 든다. 

[2023년 2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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