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종교활동과 온라인법회 ①

코로나19로 3년여를 지나는 동안 우리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일었다. 이 변화는 종교를 비켜 가지 않았고, 종교는 사람들과 멀어지지 않는 방법을 고심했다. 그렇게 온라인 종교활동이 본격화됐고, 이는 기술 발전과 함께 많은 면을 대치했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대부분 해제 또는 완화됨에 따라, 종교들은 다시 고민에 직면했다. 그동안은 단순히 ‘대면과 비대면의 병행’이 고민의 주 초점이었다면, 이제는 ‘병행 필수’와 ‘대면 활동 회복’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양새다.

이에 <원불교신문>에서는 ‘온라인 종교활동과 온라인법회’를 주제로 좌담을 진행했다. 본 좌담에는 김인서 교무(반송교당), 강신오 교무(뉴저지교당), 문도원 교무(마산교당), 이진원 교무(서이리교당)가 참여했고, 총 2회에 걸쳐 게재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강신오 교무, 김인서 교무, 이진원 교무, 문도원 교무, 장지해 기자.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강신오 교무, 김인서 교무, 이진원 교무, 문도원 교무, 장지해 기자.

코로나19는 종교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현장의 어려움을 나눠본다면.
이진원: 강원교구 홍천교당에 있을 때 코로나19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교당 교도님들의 연령상 줌(ZOOM)을 처음 접하는 분이 많아 법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없었다. 그나마 교도 수가 많지 않아 거리두기를 하면서 법회를 유지했다. 어린이들은 디지털 환경이 익숙해서 2박 3일간 줌으로 연합 훈련이 가능했다. 하지만 강원도는 전반적으로 온라인 활동병행이 어려운 환경이었다.

문도원: 방역 지침에 따라 원기105년(2020) 1월부터 모든 것을 중단했다. 금방 지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는데,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3개월 정도 지나니 교도님들이 먼저 ‘온라인법회’를 요청했다. 스마트폰으로 겨우 유튜브 중계를 시작했더니 일반법회 출석률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됐다. 당시 큰 걱정은 청소년·청년이었다. 조금만 재미가 없어도 출석률이 뚝뚝 떨어졌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런 것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이었다. 그러다 잠실교당 청년법회를 담당하던 김동국 교무와 연합으로 유튜브 방송을 했다. ‘보이는 라디오’를 콘셉트로 잡고 취준생, 직장인 등 청년세대에게 필요한 마음공부 콘텐츠를 다뤘다. 주제를 재미있게 잡고 우리 공부와 연결했더니 조회수가 오르고, 모르는 사람도 들어와 고민 상담을 했다. 어려운 시기에 만족도 높은 온라인법회 진행 경험을 해봤다.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콘텐츠는 계속 나와야

                   - 김인서

김인서: 평소 단독이든 두세 명이 살든 ‘청소년교화까지가 주임교무의 책임’이란 소신을 가지고 어떻게든 청소년교화를 유지했다. 그런데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청소년교화가 무너졌다. 현재 일반은 거의 회복되었는데 청소년은 회복이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기간에 개인적으로는 무력감이 컸다. 두 달 이상 법회를 쉬는 동안 전화 순교나 마스크와 편지를 보내는 등의 활동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 상태로 시간만 흐르니 불안감이 컸다.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상이 온다는 데 대한 불안함도 있었다. 다만 경제적인 부분은 교도회장단이 유지비 일부를 보전해줘 큰 타격 없이 넘길 수 있었다.

강신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 근무하던 때인데, 코로나19는 미주선대 원불교학과에 큰 은혜였다. 그동안 원불교학과는 온라인클래스를 위해 노력했지만 성사가 어려웠다. 그러다 코로나19 때 모든 학과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수업 인정을 받게 됐다. 덕분에 거리상 제약이 있었던 미주 서부, 호주, 방글라데시 등에서 교도님들이 원불교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또 미국은 면면촌촌에 교당이 있는 게 아니라서 최소 1~2시간 운전이 필수인데,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는 ‘내가 시간을 들여 교당에 오고 가는 것’에 대한 효용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법회가 시작됐고, 몇 시간씩 운전하지 않고 집에서 법회를 볼 수 있음은 엄청난 장점이 됐다. 종교콘텐츠 개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각 주에서 각각 활동하던 교무님들은 연대했고, 서로 교육하고 배우며 법회를 봤다. 그런 면으로 보면 코로나19는 연대와 기술적 발전을 준비하게 했다. 온라인 종교활동이 힘이 세다는 걸 교무님들과 교도님들이 코로나19를 통해 반강제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우리가 법회 출석

왜 하는지 목적 생각해야

                      - 강신오

온라인 종교활동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강신오: 현재 저는 뉴저지교당에서 유튜브로 법회도 보고 생방송도 하고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미주선대에 근무할 때는 동요를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웃 교당 교도님이나 일반인들에게 댓글, 이메일, 전화 연락 등을 받는다. 몇 편 안 되는 영상에 이런 반응이 오는 것을 보면서 온라인 활동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온라인 활동이 원불교를 홍보하고 실생활에서 공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온라인법회 출석 인정 여부가 중요한 이슈인 이유는 이것이 법위사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우리가 법회 출석을 왜 하는가’ 그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설교 위주 법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다르게 보면 설교는 짧은 시간에 우리 교법을 전문적으로 전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 문제는 ‘법회’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다. 설교와 함께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이 함께 이뤄지는 것까지가 법회의 일환이라면, 온라인으로 ‘법회만’ 보는 것을 참석이라 인정할 수 있을까?

문도원: 평소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재미있어서다. 팟캐스트는 대화 욕구를 충족시킨다. 그런 활동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실 오늘 이야기의 주안점인 ‘출석’을 저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출석 인정 여부는 50~80대에게는 중요하지만, 그다음 세대 즉 10~40대에게는 욕구가 덜하다. 법호나 법위보다는 ‘내 인생을 즐기는 데 원불교가 도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 사실 온라인 종교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각 매체(채널)의 얼굴이 평범하면 매력이 없다. 종법사님, 또는 선을 잘하는 교무님 등 우리 집단에서 가장 매력 있을 사람 1~2명을 내세우고, 우리의 교리·사고·습관·언어 등이 학습된 교무가 PD(기획자)로 ‘함께’ 만들어내면 어떨까.
 

온라인 종교활동의 얼굴,

평범하면 매력 없어

                   - 문도원

김인서: 온라인 종교활동은 다다익선이다. 콘텐츠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계속 나오는 게 좋다. 또 온라인 종교활동에는 모두 온라인법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법회 역시 대면 법회를 보면서 온라인법회를 병행하는 경우, 대면 법회만 보는 교당의 교도가 이웃 교당 온라인법회에 참석하는 경우 등 형태가 다양하다. 방송 법회까지 온라인법회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더 다양할 수 있다. 어떤 형식을 인정하든 온라인법회는 대면 활동에 대한 확장 유용성을 가질 때 좋지, 대면을 대치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당을 중심으로 하는 대면 활동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만 활성화되면 플로팅(floating, 뿌리내리지 않은) 교도만 양성하다 어느 순간 실체 없이 사라질 수 있다. 온라인은 간접교화의 수단은 될 수 있지만, 법회에서만큼은 현실에 존재하는 시공간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활용돼야 한다. 그래서 법회와 교당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이진원: 온라인 종교활동은 이제 피할 수 없지만 그게 전부가 되면 안 된다. 서이리교당은 작년까지 대면·비대면 법회를 병행했고, 출석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비대면(줌) 법회를 열긴 열되 출석 인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당 내왕이 없는 상황에서 교무와 교도가 만날 기회는 법회뿐인데, 비대면 법회는 일방적이라 출석 체크 외의 소통이 안 된다. 교당은 대면과 비대면 활동이 상호 작용하며 같이 갈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콘텐츠도 연구해야 한다. 
 

피할 수 없지만

온라인 활동이 전부가 되면 안돼

                               - 이진원

♣ ‘가치 있는 수다’는 ‘가볍고 치우친 수다’의 줄임 표현이다. 이슈와 주제에 따라 세대별, 연령대별, 기타 그룹별로 모여 조금은 치우친, 하지만 그러기에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예정이다.

[2023년 3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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