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교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며 원불교 어린이·학생회원들이 교당을 다시 찾는 것이다. 이에 교구 및 교당에서 어린이법회와 학생법회를 속속 재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알파세대(2010~2024년생)’ 교화를 고민중이다. 아이들이 교당에 다시 오는 배경과 교화 전략, 그리고 함께 기회를 맞은 이웃종단들의 사례를 알아보자. 


담당교무가 아이들을 태워오는 ‘교당차’ 문화 살아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청소년들은 줌(ZOOM) 법회를 보거나, 더러는 연락이 끊겨 잠자는 교도가 됐다. 어린이와 학생은 주로 부모님 등의 가족과 함께 나오므로, 가족 단위의 교도들이 사라진 셈이다. 올해 원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단들이 ‘현장의 회복(교화 회복)’을 외치는 이유다. 

그간 교당에서는 코로나19로 출석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살뜰히 챙겨왔다. 온라인법회를 비롯, 전화나 채팅, 야외 만남 등의 노력은 현재 청소년법회 재개로 결실을 맺었다. 다만, 그간 담당 교무가 바뀌거나 인연이 끊어진 경우에는 현재의 교화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청소년들이 교당에 다시 오는 데에는, 기존의 관성 외에 여러 배경이 있다. 1년 이상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우, 거주지가 바뀌면서 입국 후 집과 가까운 새 교당을 찾는다. 이에 일부 교당들은 토요일 학생법회를 위해 담당교무가 직접 아이들을 태워오고 데려다주는 등 ‘교당차’문화를 되살리기도 했다. 

더 깊은 속내도 있다. 인간관계와 단체생활을 배워야 할 시기에 학교를 떠나있었던 아이들에게 교당은 작은 교실 역할을 해준다. 사무적이고 건조한 공교육 현장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환영받는 교당에서 자존감과 리더십을 익힐 수 있다. 또한 최근 다시 주목받는 학교폭력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누구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데다, 그 트라우마는 평생 남는다. 특히 가해자가 더 잘 된 사례는 단지 드라마 ‘더글로리’가 아닌 권력층의 현실로, 국민들에게 불공정의 생채기를 남겼다. 이에 특히 부모들은 학교와 가정만이 아닌, 또 다른 정신적·정서적 지지 및 길잡이를 신앙에서 찾고자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다가가자
다시 돌아온 아이들을 환영하며, 교당들은 부지런히 교화를 펼치고 있다. 특히 학기 초를 맞아 졸업과 진급을 축하하고 원불교가 새로운 일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함께 공연을 보거나 훈련 및 여행 등의 아웃도어 활동에 호응이 큰 가운데, 어린이법회와 학생법회에도 먼저 재미와 온정을 추구하고 있다. 영광교당은 일반교도가 청소년교화를 돕는 재능기부법회를 개설했고, 상동교당은 MZ세대를 위한 메타버스 강좌를 열었다. 전북교구는 청소년 법문사경 참여를 독려하고, 충북교구는 진급 축하법회를 열었다. 경기인천교구는 3월부터 11월까지 재가청소년교화자를 양성하며, 서울교구는 지구연합교화를 꾀하며 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는 청소년교화위원회를 시작했다.    

종교생활을 하는 청소년의 감소율은 대한민국 인구 중 청소년의 감소보다 훨씬 빠르고 크다. 전반적인 위기 속에서, 이웃종단들 역시 생존의 차원으로 다음 세대 교화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가 물러난 신학기인 이때, 종단들은 앞다투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략을 내세운다. 

청소년교화에 대한 종단들의 움직임에 몇가지 특이점이 눈에 띈다. 먼저 학교로 다가가는 교화로, 최근 개신교는 학교 현장에 예배모임을 만드는 ‘학원사역자’를 양성해 파견한 바 있다. 

또한 다문화 청소년들을 위한 필리핀어 미사, 베트남어 예배를 열고, 불교에서는 재외국인 포교당이나 국제다문화종합센터의 문을 열었다. 또한 아날로그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인 알파세대에 맞는 교화 전략을 찾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비대면법회·장기유학 끝낸 청소년들,
교당과 법회 속속 찾아
교당은 작은 교실,
학교폭력 우려 속 정서적 지지 및 길잡이 역할 
이웃종단, 사제관 문 열고 교리교사·부모 지지,
예배 때 영어특강 

학교와 새로운 문화에 초점맞춘 이웃 종단들
어린이 포교 비율이 전체의 5%에 불과(2019년)했던 대한불교조계종은 ‘어린이 포교가 잘 되는 사찰들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꼽았다. 또한 대학생 불자와 연계한 지도자 양성, 부처님 생애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연극 등의 문화콘텐츠 등을 연마 중이다. 가톨릭에서는 2020년에 비해 2021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가 무려 15.8% 줄었다(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 중등부와 고등부에 비해 감소율이 가장 크며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36.2%가 줄어든 수치다. 이 돌파구를, 가톨릭은 ‘내어 줌’과 ‘교리교사와 부모’에서 찾는다. 사제관에서 ‘파자마파티’를 하는 등 언제든 올 수 있도록 성당 전체를 개방하는 한편,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와 이들을 맞이할 재가 교리교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개신교 청소년 사역은 그야말로 튀는 아이디어의 장이다. 재즈, 일렉트로닉, 랩까지도 예배 안에서 소화하는 등 ‘무엇’으로 다가갈지 고민한다. 청소년사역자상을 제정해 어려운 현장의 사기를 북돋고, ‘우리 교회 오면 영어 된다’는 현수막 아래 일요일 오후 영어 특강을 진행한다. 

평일 저녁 7~9시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십대라면’과 쉼터를 제공하는 ‘십대쉼터’에서도 복음을 전한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알파세대의 교화폭발력
어린이와 학생은 대한민국은 물론 원불교를 이끌어갈 주역이며, 이들 없이는 무엇도 살아남지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인 전혀 다른 신인류라 이해와 전략이 쉽지 않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형제와 부모, 또래 친구들까지 오게 하는 ‘교화폭발력’도 갖고 있다. 이렇게 어디서나 귀하게 모셔가는 이들을 교당으로 불러올 무기는 과연 무엇인가. 

청소년교화, 모처럼 기회가 왔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어디로든 가려는 이때, 우리는 얼마나 전력을 다하고 있을까. 우리 교당 청소년담당교무가 정말 청소년교화를 하고 있는지, 우리 교구의 잘되는 교당을 팍팍 밀어주고 있는지, 재가 청소년교화자는 키우고 있는지 돌아보자. 원기108년 우리 교당, 교구, 교단 전체의 인력과 예산 가운데 어린이와 학생에게 배정된 것은 얼마인가. 더 이상 개천에서 난 용은 없다. 이제는 기획되고 만들어진 스타가 압도하는 세상이다. 

[2023년 3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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