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나는 원래 ‘인자강’인데 ‘킹받을 때’만 ‘쿠크’됨. 그니까 ‘킹받는거’ 돌려서 ‘강철 쿠크’ 만들자.” 자칫 보면 외계어같은 말, 해석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당당히 MZ세대라고 불릴 수 있다. 위 말을 직역해본다. “나는 원래 ‘인간 자체가 강한데’ ‘화가 날 때만’ ‘약해진다.’ 그러니까 ‘화나는 것’을 돌려서 ‘강한 마음’을 만들자.” 

직역하고 나니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이 말은 바로 일상수행의 요법 1장 ‘심지(心地)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自性)의 정(定)을 세우자’를 MZ세대의 신조어로 바꿔 표현한 것이다.

‘나랏말싸미’는 이제 ‘중국’이 아닌 ‘세대’에 따라 ‘사맛디(맞지) 아니하고’ 있다. 신조어와 은어는 세대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해왔다. 은어 사용의 첫 세대로 불리는 X세대가 사용했던 ‘오렌지족’은 ‘수입 오렌지처럼 쉽게 보기 어려우나 나긋나긋하고 향기로우며 품위있다’는 뜻으로,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사치를 부리는 젊은이라는 단어다. 이후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터넷채팅이 활발해지며 ‘ㅎㅇ(하이)’,‘어솨요(어서와요)’, ‘담탱이 몰래 띵까다(담임 몰래 수업을 듣지 않다)’ 등의 말로 진화했다. 이처럼 은어 및 신조어는 해당 젊은 세대의 우정을 다지고, 동시에 ‘뭔가 특별한 듯한’기분을 낼 수 있게 만든다.

요즘 회사원들 사이에 ‘리버스멘토링’이란 신조어가 인기다. 이는 사원급인 MZ세대가 부장급 X세대의 멘토가 돼서 조직 내 젊은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트렌드나 관점을 전수하는 것을 뜻한다. 그야말로 세대간 격차를 줄이고 미래 세대에게 회사의 방향을 묻는, ‘계급장 다 떼고 배우는’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다. 경영컨설팅회사 리박스컨설팅은 “리버스멘토링은 젊은세대에게는 목적의식을 갖게하고, 기성세대는 세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배우는 길이 됐다”고 전했다. 

원불교에도 신조어와 더불어 MZ세대의 반향이 커지고 있다. 온생취(온전 생각 취사), 상일(상시일기), 정일(정기일기) 등 신조어를 쓰는 MZ세대 교무들은 교당으로 다른 MZ를 불러모은다. 인스타그램으로 매일 아침좌선을 함께하고, 다채로운 게임으로 흥미롭게 교리공부를 한다. ‘~며들다’라는 신조어가 ‘원며들다(원불교에 스며들다)’로 적용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원불교도 시대에 발맞춰 리버스멘토링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2023년 3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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