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빠르게 이주하고 있다”
인구증가 화성·평택·하남… 대규모 일자리로 북적
인구밀도 1위 양천구, 인구증가 강동구 각 교당 1곳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전라북도 인구가 186만명에서 176만명으로 10만명 줄어든 지난 7년 동안, 59만명이던 경기도 화성 인구는 92만명으로 무려 33만명이 늘었다. 불과 7년 만에, 현재 익산 인구 27만명에 영광 인구 5만명을 더한 32만명 정도가 화성 한 곳에 모여든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특별시 인구가 60만명(1002만→942만), 부산광역시 인구는 20만명(351만→331만) 줄어들 때, 세종특별자치시 인구는 17만명, 경기도 평택 인구는 12만명 늘었다. 대한민국 인구는 줄고 있지만, 사람들이 앞다퉈 모여드는 곳은 있다. 일자리나 집값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니, 온갖 상권, 문화, 종교들도 서둘러 발을 들인다. 이 뚜렷한 흐름에, 우리는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이 빠르게, 이주하고 있다. 몇십 년 전 젊은층이 울산 중공업 단지나 거제 조선소로 몰렸듯, 현재도 일자리가 핵심이다. 뚜렷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곳은 화성, 평택, 고양, 하남, 시흥, 용인, 김포 그리고 세종이다. 세종을 제외하면 모두 경기도 내 도시로, 주로 남쪽에 포진해있다. 통계청 역시 2020년 대비 2030년 인구가 늘어날 지자체 7개 중 세종과 경기를 1, 2위로 꼽은 바 있다.(장래인구 추계, 2020)

이러한 지역들은 교화에 유리한 몇 가지 특징도 지닌다. 공장부터 들어서다 보니 주거는 물론 문화 및 편의 인프라가 부족해, 종교가 이 역할을 품을 때 좋은 교화 기회가 된다. 또한, 비슷한 목적으로 모여들기에, 같은 연령대나 가족 구성, 생활 수준 등을 보인다. 이들의 특성과 가치관, 원하는 바를 분석해 교화모델을 수립할 수 있고, 만약 성공하면 폭발력이 엄청나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 교당 수와 교역자 수로 본 우리 교단의 현재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경기·인천의 인구는 16,572,688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2.23%가 산다. 이미 인구 1천만에서 꺾인 서울에 비해 엄청난 숫자이자, 현재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도다. 

이에 반해 교당 수는 7.96%, 교역자 수 역시 7.83%에 불과하다. 사람은 10명 중 3명이 사는데, 이곳의 원불교 교당 및 교무는 10개(명)중 1개(명)도 되지 않는다. 참고로 서울의 인구 비율은 18.33%인데, 교당 수는 13.09%, 교역자 수는 14.12%를 차지한다. 이 밖에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의 교당과 교역자 수도 실제 인구 대비 적다. 반면 실제 인구보다 교단 자원이 많이 가 있는 곳도 있다. 영광과 전북, 중앙교구다. 이중 특히 전북은 인구는 3.44%가 사는 데 반해 교당 수는 17.45%, 교역자 수도 18.32%에 이른다. 

인구지도와 교화지도 괴리 심각

교당 1곳과 교역자 1명이 담당하는 인구수로 비교해보자. 

경기인천교구 교당 1곳이 커버해야 하는 인구수는 394,564명, 전북교구는 19,198명이다. 20배 차이다. 교역자 1인당 담당하는 인구 수도 비슷하다. 경인교구 교무 1명의 몫은 295,923명이며, 전북교구는 13,482명, 역시 22배 차이다.

이렇게도 볼 수 있다. 현재 전라북도 인구는 176만으로, 서울 송파구(66만), 강서구(57만), 강남구(53만) 인구를 합친 것과 같다. 원기108년 전북교구 교당 수는 92개, 서울 세 개구 교당 수는 7개다.

서울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서울 강동구는 인구 46만명으로 최근 5년 간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한 구다. 2005년 조성된 첨단업무단지를 시적으로 고덕비즈밸리 등 일자리와 5·8·9호선 연장, 재개발 등 호재를 고루 갖춰 2024년 54만명, 2030년 60만명 돌파가 예측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강동교당 한 곳이 이를 커버해야 한다. 

44만명이 사는 양천구는 전국 인구밀도 1위(263,160명/㎢)로 이웃 간 거리도 짧고 행사를 했을 때 파급력도 빠른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양천구 역시 목동교당 1곳뿐이다. 마곡, 미사, 다산과 같은 신도시들은 서울과 경기의 경계인 데다 기존 교당과의 관련성이 적어 아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뚜렷하게 사람이 모여들 곳이라면, 교당과 교역자 수를 늘리는 등 그에 맞는 대비가 당연하다. 반면, 전체적인 감소 가운데서도 특히 인구가 줄거나 교화 가능성이 없다면, 과감히 통폐합하거나 공간을 변모해 역량을 재정비 해야 한다. 물론 성지나 역사, 교도 규모 등 통계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과 정서가 분명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32%가 경기·인천에 살고 있는데, 원불교 교당과 교역자의 31%가 전북과 중앙, 영광교구에 배치된 현실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교화의 토대가 되기에 교구 개별로 맡길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인구지도를 놓고, 교단 전 구성원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 

[2023년 3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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