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연일 화제다.

스스로 신을 자처하며 일탈의 길을 걷는 종교인에게 쏟아지는 질타가 종교계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다. 특히 꿈꾸는 청춘들을 타깃 삼아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종교인들의 행태는 분노심 마저 자극한다. 이런 사건이 근자에 있었던 일이고, 또 지금도 종교란 이름으로 은밀히 혹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지 않은지 둘러봐야 할 것 같다. 

100여 년 전, 소태산 당대에도 혹세무민하는 종교들로 인해 꽤나 시끄러웠던 것 같다. 그 내용이 대종경 실시품 14장에 담겨있다. ‘당시의 신흥종교들 가운데에는 재(財)와 색(色) 두 방면의 사건으로 인하여 관청과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이 적지 아니한지라’라고 밝힌 법문에는 소태산의 우려가 잘 나타난다. 당시에도, 사이비성 종교들로 인해 돈 혹은 재물과 성 착취 현상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전망품 10장에서는 소태산의 비범함을 알아본 청년들이 어느 종교의 비행을 성토하며 ‘그들이 미신의 말로써 인심을 유혹하여 불쌍한 농민들의 재산을 빼앗으니, 그것을 박멸하려 한다’며 가르침을 받는 내용이 실려 있다.

소태산은 이 모든 내용을 종합해 일반 교무들에게 훈시한다. ‘근래 이 나라의 종교 단체들이 왕왕이 신자로부터 재물을 거둬들이고 집안 살림을 등한시하게 한다’며 ‘우리는 일반 교도로 하여금 각자의 직업에 근실하게 하고, 우리 공부를 함으로써 생활이 전보다 향상되게 하라’고 당부했다. 또 ‘세태가 달라져서 남녀 사이의 엄격하던 장벽이 무너진 지 오래되었지만 그 교제에는 신중할 것’(교단품 37장)을 강조했다.

소태산은 이에 덧붙여 ‘참다운 도덕(종교 가르침)은 개인․가정으로부터 국가․세계까지 다 잘 살게 하는 법’이라며, 원불교 교법대로라면 ‘세계를 맡긴들 못할 것이 무엇이리요’라고 장담했다. 이처럼 소태산이 시국과 사회현상을 바라보며 사도(邪道)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했다면, 수행적 측면에서 개인이 사도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한 내용도 주목된다.

한 제자 수년 간 좌선공부에 전력하더니 차차 정신이 맑아져서 손님 내왕과 비 오고 그칠 것을 아는지라,  소태산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이는 수행 도중에 혹 반딧불 같이 나타나는 허령(虛靈)에 불과하나니, 그것에 낙을 붙이면 사도에 떨어진다’(수행품 39장)고 경계했다. 또 ‘만일 세상을 떠나서 법을 구하며 인도를 여의고 신통만 바란다면 이는 곧 사도’라고도 밝혔다. 그래서 성리품 9장을 통해 ‘종교의 문에 성리(性理)를 밝힌 바가 없다면 이는 원만한 도가 아니’라며, 우리가 신앙하고 수행하는 ‘일원상은 부처님의 심체’(교의품 3장)임을 말했다. 곧 마음 밖에 달리 길이 없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시 마음의 시대가 왔다. 마음공부 잘하여서 새 세상의 주인 되자.

[2023년 3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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