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개교절 앞두고 공공시설로서 여건 시급
지자체 선용사례 응용하면 비용 절감도 가능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원기108년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원불교 익산성지가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길고 긴 비대면 시대를 지나 다시 얼굴을 맞대고 축제를 즐길 메인 행사장인 익산성지에 대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

익산성지를 포함한 모든 원불교 성지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곳이다. 여기서 ‘모두’는 남녀노소, 장애인, 비장애인, 나아가 외국인까지 포함하며, 재가와 출가의 영역까지 벗어나는 ‘대중’에 기반한 대명사다.

우리 성지를 방문하는 연령층 대부분은 중장년층 혹은 노년층이다. 많은 지역 공공시설과 휴게소 등에서는 노년층과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지팡이, 돋보기 대여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익산성지도 물론 휠체어 대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내실 창고에 보관된 탓에 이용이 용이하지 않다. 대중접견, 사축이재처럼 많은 방문객이 성지를 찾는 날에는 이를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미끄러짐 사고가 날 수 있는 화장실에는 지팡이 같은 보조 도구나 도와줄 수 있는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노년층과 장애인에게 큰 배려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 휠체어에 대한 기사(본지 2076호)가 다뤄진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익산성지 내에는 반백년기념관 옆 ‘여자화장실’에만 기저귀 교환대가 있다. 최근 남성의 자녀 돌봄과 육아 참여가 확대되는 가운데 남성 보호자는 이용이 어려우므로, 아기변기나 간이 기저귀 교환대를 놓는 등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성지 내에 수유실을 바로 만들기 어렵다면 전자레인지와 의자 등이 배치된 공간을 임시로 마련하는 것도 방편이 되겠다.
 

한편 ‘우리 모두의 성지’로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도 몇 가지 배려와 주의가 요청된다.

사축이재와 대중접견이 있는 날은 주차장이 금방 가득찬다. 그러다 보니 주차공간이 아닌 자리에(예를 들면 중앙총부 정문 앞) 차량이 주차되는 등 혼잡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때 방문객은 주차안내를 돕는 교무들의 지시를 잘 따르고, 원광대학교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카풀로 교당에서 함께 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방문객이 많을 때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흡연 문제다. 원불교 성지를 비롯한 모든 종교 성지는 흡연금지 구역이다. 특히 익산성지의 경우 근대문화유산인 목조건물과 잔디, 나무 등이 많기 때문에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방문객들은 명심해야 한다.

물론 공공시설로서의 여력을 모두 갖추기에는 비용의 문제가 만만찮다. 이에 많은 지자체의 공공기관에서는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가정 및 지역민으로부터 휠체어, 혹은 육아용품(기저귀 교환대·아기변기·전자레인지 등)을 기부받고 있다. ‘우리 모두의 성지’를 위해 응용할 수 있는 선용사례다.

[2023년 3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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