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교당 이혜선 교도
영광교당 이혜선 교도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어쩜 늘 웃고 사세요?” 
병원에서 늘 미소로 환자를 맞이하는 그에게 환자와 내원객들은 종종 비결을 묻곤 한다. 그러나 어디 굴곡진 시절이 없었겠는가. 이혜선 교도(영광교당)는 열일곱 무렵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 탓에 집을 떠나 수양딸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다. 그 세월, 그의 공허를 채워준 것은 타자녀 교육을 실천하셨던 ‘(양)어머니’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갔던 ‘교당’이었다.

“어머니께서 교당에 항상 보은미를 들고가셨는데, 그것을 대신 들어드리면서 저도 교당에 가게됐어요. 그렇게 어머니 따라 서서히 원불교를 배웠죠.” 가랑비에 옷이 젖듯 어깨너머로 독경소리를 들으며 사요 등 교리를 배웠고, 설법을 들으면서는 인과를, 어머니의 교전 봉독 목소리로는 ‘원망을 감사로 돌리는 법’을 배웠다.

“사춘기, 예민한 시기에 수양딸로 살다보니 불쑥불쑥 원망심도 올라왔어요. 하지만 어머니를 통해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를 배우고나니 건강하게 낳아주신 (친)부모님께도, 나를 제자식처럼 키워주신 (양)어머니께도 감사함만 남더라고요.”

그렇게 잔잔하지만 짙은 원불교 정서 아래서 성장해서일까. 이 교도는 어른이 된 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때면 어릴 때 배운 원불교 가르침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또한 인연 따라 내게 온 일’이라 여기며 나태해진 공부심을 다잡는다. 

“감사를 깨닫고 보니 교당이 멀리 있지 않더라”고 말하는 이 교도. 그는 매일 아침 심고때마다 ‘육신법당 마음부처’를 다짐한다. 그 다짐은 출근해서 만나는 모든 이에게 웃으며 합장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실천된다. 

“합장하고 인사를 하면 사람들이 ‘불교 다니세요?’ 하고 물어봐요. 그럼 저는 자신있게 ‘아니요! 원불교 다녀요!’ 하고 대답하죠.” 인사는 물론이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경청하고 호응하는 그. “큰 힘이 드는 것도 아닌데 다들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그럴 때마다 보람돼죠.”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보은의 한 모습. 그가 ‘육신 법당’에서 매일 감사를 베푸는 방법이다. 

“원불교 아니었으면 감사를 받는 행복만 알았을텐데, 원불교를 만나 감사를 주는 방법도 배웠어요.” 입에 늘 ‘원불교 덕에(때문에)’를 달고 사는 이 교도가 “원불교는 내게 생명선”이라고 표현한다. 늘 감사로 ‘오늘을’ 매일 갈고 닦기 때문. 그가 갈고 닦은 길 위에 은혜가 소복히 남는다. 

[2023년 3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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