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으로 가득 찬 세계경제가 삐걱 거리고 있다.

세계공황이니, 경기침체니, 하는 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와 신문을 채우고, 이에 따라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하루하루도 불안의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빌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했듯이, 현대인들에게 경제는 필수불가결의 생존원칙이 된지 오래다. 

특히 급박하게 발전하는 물질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데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동안 인터넷에 기반한 SNS의 범람도 혼란스러운데, 이제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GPT가 인류문명을 새롭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여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문제는, 이러한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이 부의 편중과 독점화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말해 우리나라 1% 부자들이 전체 자본의 60% 가까이를 차지한다거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부자들의 나라가 되어 감으로써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곧, 경제를 최고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관심은 오직 일확천금을 목표로 뛰는 것이고, 이로써 가치가 극도로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사회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100여 년 전, 소태산 생존 당시에도 이런 걱정이 많았던 듯하다.

송도성이 수필한 글에 따르면 소태산은 ‘현대는 외형적으로 문명이 극도로 발전한 반면에 내부적으로는 크나큰 병맥이 잠재하여 이것을 방임하다가는 장차 구하지 못할 중태 위경에 빠질지 모른다’(대종경 교의품 34장)고 걱정했다. 그 원인으로 돈병과 원망병을 지목한 소태산은 ‘현세의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물론하고 모두가 돈에 대하여는 정신을 잃어버리고 머리를 숙이게 되었다. 인간의 온갖 향락과 욕망을 달성하려 함에는 오직 “돈”이 중하게 되었다’며, 그로인해 부자의 윤기가 쇠해지고 형제의 우애가 성글어지며 부부의 사랑이 식어지고 붕우의 우정이 끊어지는 실례를 들었다.

그래서 소태산은 ‘현대와 같이 물질문명에만 치우치고 정신문명을 등한시하면 마치 철모르는 어린이에게 날카로운 칼이나 무서운 독약을 들려준 것과 같아 어느 날 어느 시에 화를 당할지 모른다’(대종경 교의품 31장)고 지적했다. 또 ‘(그래서) 용심법을 모른다면 누구나 보고 듣는 대로 각자의 욕심만 채우려는 데에 결국 개인․사회․국가가 피해로 악화되어 이 세상은 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본에 바탕한 물질문명은 필히 욕심을 대동한다. 그래서 용심법, 곧 정신개벽이 안 되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물질의 늪은 허우적댈수록 더 수렁에 빠져들게 해 목숨까지도 앗아간다. 그래서 정신을 번쩍 차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소태산 당대의 일들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아 걱정이다.

[2023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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