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운 교도
박세운 교도

[원불교신문=박세운 교도] 원불교에 들어오기 전의 내 모습은 지금과 다르다. 

그때는 인과의 이치를 몰랐기에 나는 오로지 내가 더 갖고 얻는 것이 옳고, 그래야 이익이라고 생각했다. 혹 나에게 이익이 될 것을 모르고 지나간 게 있으면 아주 아쉬웠고, 집착도 했다. 심신의 건강을 등한시하면서 몸은 자연스럽게 비만이 됐고, 망가졌다.

무엇보다, 원망생활을 하며 살았다. 혹 작은 실수가 생기면 그것은 내 실수가 아니라 부모님 잘못이었고, 가족의 실수였고, 사회의 부채였고, 세상의 폐단이라고 생각했다. 원망생활은 나를 아주 비판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삶에 가장 기초인 집안일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어서, 빨래나 집안 정돈, 설거지 등등에도 왜 그것들을 행해야 하는지 의문을 붙이곤 했다. 모든 일에 효율적으로 가성비를 따지고 행해야만 직성이 풀리거나, 언제나 납득할 이성적 이유가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삶은 망가졌고, 이성이 전복된 채 몇 년을 살았다.

원불교에 관심이 생긴 것은 도올 선생의 <금강경강해>를 읽은 후다. 그 책에서 소태산 대종사님에 대한 설명을 보다가, 어렸을 때 법당에서 경종을 타고 놀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원불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생겼고, 교무님을 찾아가게 됐다. 
 

인과의 이치를 알고
믿게 된 후로,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하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

나는 교무님께 많은 질문을 했다. 그때마다 교무님께서 해주시는 말씀은 합리적이며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었다. 아마 그래서 원불교에 정착했을 것이다. 교무님은 내 생활의 모습 중 조금씩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 짚어주고, 개선할 점을 제시해주신다. 듬직한 선생님이 있어 내 믿음이 오롯이 향할 수 있는 것 같다.

원불교에 들어온 후 내 생활은 꽤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게을렀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매일 아침 5~6시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아침 기도 후 교당에 간다.

교당에 도착하면 법신불 전에 사배를 올린 후 교무님께 인사를 하고, 1시간가량 일원상 서원문 독경을 한다. 이후 교무님과 함께 태봉산을 등산하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문답, 경전공부 중 의심나는 질문, 나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이게 일상이 됐다. 교당에 다니면서 마음 건강을 챙김과 동시에 등산으로 몸 건강까지 챙기게 됐으니, 이게 영육쌍전 아닌가 싶다.

인과의 이치를 알고 믿게 된 후로,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하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쓰레기를 줍는 행위 하나,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는 행위 하나하나가 궁극적으로 나를 위한 일임을 알게 된 것이다. 원망생활을 덜 하게 된 것도 큰 변화다. 조금 언짢은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 고치려고 노력한다. 집안일과 같은 생활의 가장 기본은 이제 하나하나 모두 수행이 됐다. ‘일상이 곧 수행’이 된 이후 나는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게 됐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것을 찾기도 한다. 

원불교에 들어와 많은 것이 바뀌었고, 덕분에 큰 진급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보은교당

[2023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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