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화 “대종경을 공부하며 울고 웃었다.”
김정정 “일치와 몰입, ‘정념’의 에너지.”

행복의 원천! 정념다도와 정혜계 삼학
글. 최도화 교도

나는 화목한 조선족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만 조선족학교에 다녔고, 2학년부터는 한족(漢族)학교에 다녀서 학생 때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민족 언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여유가 생기고 차(茶) 공부를 시작하면서 2017년 7월에 강혜전 교무님을 만났다. 교무님을 만나고 나는 마음속 깊이 잠겨 있던 ‘우리말을 배우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떠올리게 됐고, 교무님에게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글 공부를 시작하면서 단순한 언어 공부가 아니라, 경전인 <도덕경>을 공부하면서 매일 한국어로 한마디씩 감상담을 써서 교무님에게 문답감정을 받았다. 정념다도 훈련을 받으면서 한국어 공부는 더 열심히 했다.
 

최도화(선) 봉안사진
최도화(선) 봉안사진

같은 해 11월에는 다른 차인(茶人) 5명과 함께 강 교무님의 안내로 한국 대구에서 주최하는 한중국제차문화 대회장에 참가하였다. 그때 이진수 교무님(국제티클럽 대표)을 만나 2018년 원광디지털대학 차문화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어 기초실력이 부족한 나에게 공부는 너무 어려웠지만 조금씩 적응하면서 차에 대한 전문지식을 배웠고, 한국문화도 함께 익혀갔다. 특히 조선시대 초의(草衣) 선사, 다산 정약용 선생 등 많은 훌륭한 문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상과 한국다도사상을 배우게 되니 그 배움에서 오는 기쁨은 학기 내내 마음을 늘 기쁘고 설레게 했다. 당시 차문화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우리 민족 문화에 대해 느낀 감상을 어머니께도 알려드리면서 어머니와 함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교산 이성택 교무님의 <0분의 1 인생>과 법정·최인호의 선방 대담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등의 책을 어머니와 함께 읽었던 시간은 너무도 행복했다. 어머니는 뒤늦게나마 한글 공부를 하고 한민족문화에 푹 빠져 공부하는 딸을 지켜보면서 기뻐도 하고 아낌없이 칭찬도 하며 북돋아 주셨다. 

그런데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너무나 황망하고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을 때, 조금 일찍 강 교무님에게 안내받았던 중문판 <원불교전서>-대종경-을 봉독하게 됐다. 나는 그때 소태산 대종사님의 말씀에서 많은 위로와 큰 힘을 얻었다.

2021년 1학기, 나는 망설임 없이 ‘대종경1·2’를 수강신청해 공부하면서 울고 웃었다. 그렇게 소태산 대종사님 말씀에 의지하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힘들었던 공백에 안정된 시간을 갖게 됐다.
 

기도하는 모습.
기도하는 모습.

2022년, 드디어 마지막 4학년 2학기 때 강 교무님의 추천으로 ‘정전수행론’을 수강신청 했다. 나는 그때 정전수행론 과제에 이렇게 썼다. “눈에 보이는 현상에 원망으로 그치지 말고, 내가 보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감사히 생각할 것은 무엇인가? 멈추고 다시 보고 다시 생각하는 훈련을 통해 마음이 하루하루 편안하고 안정이 되는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나의 변화로 주변도 달라졌다. 딸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남편의 얼굴에 피는 미소가 더 많아짐을 발견했다. 이 모든 일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이 공부는 참으로 행복한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2023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큰 선물을 받았다. 1월 6~7일 둥지골훈련원에서 주관한 ‘정전마음공부 겨울 정기훈련’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훈련에서 나는 많은 공부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 음력으로 계묘년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1월 22일, 나는 정전공부로 새벽을 맞이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조석심고(아침기도)를 올리고 경전 봉독시간을 갖고 있다. 교리공부와 정념(正念)다도, 지·관·행(止·觀·行) 훈련을 병진해 우리 교리인 삼학 정·혜·계의 뜻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활용해 더 많은 분과 함께 원만평등한 대낙원세계로 달려보고자 한다.
 

‘정념다도’로 대구티엑스포에 참여한 최도화 교도와 김정정 교도(뒷 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정념다도’로 대구티엑스포에 참여한 최도화 교도와 김정정 교도(뒷 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정념다도 통해 마음공부 세계 들어서다  

글. 김정정 교도

2009년 경산사(徑山寺)에서 강혜전 교무님을 처음 만난 후,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다. 강 교무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얀 저고리, 친절한 웃음, 예의 바른 합장, 그리고 그 특유의 한국식 표준어가 눈에 선하다. 

어느 날 불교 선배들의 초대로 강 교무님의 ‘정념다도’ 모임에 참가했을 때 특별하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교무님의 행다(行茶) 하는 모습은 나를 다도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는 기연이 됐다. 그 정념다도의 세계에서 나는 ‘맑음, 고요함, 공경함(淨․静․敬, 정․정․경)’이라는 세 가지 느낌을 받았고, 다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임을 깨닫게 됐다. 그때 바로 교무님에게 다도 배우기를 청하였고, 교무님의 승낙으로 정념다도 첫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교무님에게 차를 배우는 동안 임신을 해 계속 배우지 못했지만, 교무님과 불교 도반들의 차 활동을 통해 친숙함을 쌓아갔다. 

그렇게 교류를 하면서 교무님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언행의 남다름 속에서 감동을 받았고, 그 모습을 묵묵히 관찰하면서 배움을 얻게 됐다. 나는 2015년 전후로 다시 천천히 정념다도 학습을 시작했고, 이어서 초급한국다도 자격증을 취득했다. 초급다도 수료식을 하는 행복차회 때 우리는 중급한국다도 공부를 하러 곧 한국에 가게 된다는 것에 기대했던 것이 기억난다. 
 

 

마침내 2017년 강 교무님과 비구니 법당 스님, 그리고 두 명의 차우(茶友)와 함께 한국에 가게 됐다. 한국 여행 중 우리는 원불교 영산성지와 원광대학교를 탐방했고, 익산 구룡상사원에서 좌산 이광정 상사님도 배알했다. 그리고 원불교100주년기념식에 참여해 강 교무님의 통역을 통해 원불교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으면서 한국과 중국의 유불도 삼가(三家) 융화문화가 통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후 계속 교무님을 따라 함께 마음을 챙기는 정념다도 수행을 해나갔으며, 현재는 매월 1회 정념다도 정기모임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2018년 한국 중급다도 학습 여행과 2019년 한국대구 차문화 박람회에서 ‘정념다도’ 행다를 발표할 때, 무대 위에서 강 교무님의 지도하에 우리 여섯 명이 ‘지․관․행(止․觀․行)’의 원칙에 맞춰 행다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 이처럼 일치하고 몰입되는 것이 마음챙김 ‘정념’의 에너지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차를 배운 지 십여 년이 지나는 지금, 우리는 변함없이 마음챙김 정념다도의 수행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다도를 통해 인생이 더 행복해지는 그 길을 강 교무님과 함께 계속 걸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3년 3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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