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행 교도
이화행 교도

의정부교당을 비롯해 4개 기관을 희사해주시고 남북통일을 앞에 두시고 금강산을 가까이 지켜 주신 2만여 평의 용현 산야 대지를 희사해주신 정타원 백한명 대호법님의 영전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정산종사의 말씀에 “복중에 가장 큰 복은 인연복”이라 했다. 나와 정타원 대호법님과의 만남도 우연이 아니다. 종로교당에서 뵀을 때는 가까이하기에 좀 어려웠다. 그런데 약력을 알고 보니 나와 인연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저 정타원님께서는 나의 사위 서봉원 교무의 고향인 장성에서 큰 절 백양사의 기를 받아 태어나셨다. 또 수재들이 다니던 전남여고 학창 시절에 친척인 거산 백경진님과 인연이 되면서 광주교당에 왔고, 그곳에서 나의 누님인 성타원님을 만났다. 또 나의 대선배이자 동문인, 고대 법대를 졸업한 후산 김정인 대호법님과 결혼하셨기에 더욱 정감이 있다. 지중한 법연으로 천도 4재 추모담을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오늘을 생시에 맞는 나의 천도재라 생각하며, 지중한 화두 하나를 전할까 한다. 몇 년 전 나의 고향인 수계리를 찾아 혼자서 옛 추억을 더듬으며 원불교 수계농원을 찾아갔다. 많이 변화된 모습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당시 경산종법사님을 뵙게 됐다. 경산종법사께서는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부채를 꺼내 손수 그림을 그리고 법구를 써주셨다. 부채에는 파도치는 바다를 신선처럼 즐기며 노는 그림과 더불어 ‘去來覺道 無窮花(거래각도 무궁화)’가 쓰여있었다. 잘 받아 제1호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 나는 이 법구를 ‘낳고 죽음, 즉 생사가 따로 없다는 깨달음으로 영생의 꽃을 피우라’는 화두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몇 년 전 내가 원친회장을 할 때 큰 수술을 받고 다시 깨어난 사실을 알고 내리신 법구이자 화두라고 생각한다.
 

생사가 따로 없다는
깨달음으로 
영생의 꽃을 피우라.

나는 지금 참 행복하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아내 원타원과 함께, 큰아들 건종은 교무로, 둘째 건식은 워싱턴교당 교도회장으로, 딸 원심은 서봉원 교무의 정토로 7손 자녀와 함께 좋은 인연으로 만나 잘 살고있다.

천도재를 지내는데 천도법문에서 ‘정타원 영가(靈駕)전에 올립니다’라고 하기에 ‘영전’이라 하지 않고 왜 ‘영가’라 하는지 궁금해서 좀 알아보았다. 영가의 영(靈)은 신령 영 자이고, 가(駕)는 수레 가 자라고 한다. 옛 황제가 타던 수레에 쓰던 물건 모두를 실어 보낸다는 뜻으로, 영가를 잘 천도해야 좋은 세상에 잘 태어난다는 의미라고 한다. ‘영가’라는 말이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는 뜻임을 이번에 다시 알게 됐다.

오늘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오늘 정타원 백한명 대호법님의 4재를 맞아 무명의 경지에서 빨리 벗어 새 인연을 만나 정타원님의 서원 일념이 이루도록 하소서. 남북 통일되는 용현농장이 교두보가 되어 자유 민주 평화의 보금자리로 우뚝 솟아나 어두운 세상의 등불이 되도록 인도하소서. 더 맑고 밝은 훈훈한 일원 세상을 밝혀서 원각성존 주세불이 점지한 금강산의 앞 땅 새 세상의 주인으로 거듭나시기를 기도합니다.’

/종로교당

[2023년 3월 2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