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라 교도
김바라 교도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한 소절 한 소절 정성을 가득 실어 노래를 담아내는 젊은 성악가의 입에 모두가 집중한다. 이윽고 마지막 소절이 흘러나오고 잠깐의 정적 후 터져 나오는 박수와 웃음 소리가 교당을 가득 채운다. 6년 전 유린교당에서 열렸던 작은음악회, 그곳에 주인공으로 선 이는 성악가 김바라 교도다. 

원기103년(2018) 문화사회부 문화예술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보은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래서일까. 그는 원불교 무대에 오를 때 특히 더 많은 감동을 받는다.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서 무대에 오르는데 그때마다 제가 다시 은혜를 받는 기분이에요.” 어느 무대보다 더 열렬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는 재가출가 교도들. 그게 그에게는 큰  힘이다. ‘꿈을 이루고 사는 것은 사치’라고 일컬어지는 시대에 원불교를 만나 하루하루 꿈을 이루며 살고있는 김 교도는 원불교를 “추상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 실천의 종교”라고 한다. 

예술가의 길을 걷고자 마음먹었을 때 그는 예상치 못했던 경계와 자주 마주해야했다.“예술전공자들은 학비가 대체로 비싸요. 지원받을 길은 적다보니 ‘꿈을 포기해야 하나’ 절망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당시 군복무 중이던 김 교도는 우연한 기회로 화랑대교당에서 원불교를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꿈을 향한 문을 열었다. 바로 원불교 사회공헌사업에 선발된 것이다. 

기쁨과 감사가 교차하며 북받치던 김 교도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당시 화랑대교당 조경원 교무가 말했다. “몸과 마음을 수양해서 세상에 보은해라. 그거면 된다.” 

무게도 형상도 없는 말 한마디가 김 교도의 가슴 속에 묵직한 약속으로 남았다. 그래서 그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동안 은혜를 받았던 순간을 회상하며 ‘보은하는 마음’으로 임한다. 

그 힘으로 성악가라는 꿈을 이룬 김 교도. 최근에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전통적인 성가를 계승하되 다양한 편곡으로 여러 세대가 일상에서 흥얼거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에게는 ‘원불교의 처음’이 그랬다. 생소하고 낯설고 때로는 어려웠지만 그 속에 어떤 것보다 빛나는 가르침이 있는 종교. 그 가르침을 노래로써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이다. 

원불교가 알려준 ‘실현의 힘’을 김 교도는 노래하고자 한다. 감사가 만들어낸 은혜가 음율을 타고 다시 은혜로 불리고 있다.

[2023년 3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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