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월 우이동 봉도숲밭, 천지보은·생태의 삶 실천의 장
젊은 가족 트렌드, 잠자는 교도 깨우고 비교도 교화기회

이번 프로그램은 공간과 천지보은 교리, 서울 젊은 가정들의 트렌드가 잘 어우러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공간과 천지보은 교리, 서울 젊은 가정들의 트렌드가 잘 어우러졌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콩은 한 번에 세 알씩 심습니다. 한 알은 새가 먹고, 또 한 알은 벌레가 먹고, 마지막 한 알만 사람이 먹지요. 그럼 흙 속에 완두콩을 심어볼까요?”

도시농부들이 콩을 세 알씩 밭에 심는다. 이 콩은 우이동 봉도청소년수련원 앞마당 봉도숲밭에서 무럭무럭 자라 가을에 메주가 될 것이다. 분홍감자, 쥐이빨옥수수, 강화순무도 심고, 당귀며 상추 같은 쌈채 모종도 옮겨 묻었다. 원불교환경연대와 도봉교당이 함께 마련한 친환경농장 ‘2023년 봉도숲밭, 잇다’의 첫 시간, 갓 태어난 도시농부들의 얼굴에 설렘이 가득하다. 

도시농부와 도심텃밭, 퍼머컬처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한 먹거리와 생태의 삶, 야외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 덕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어린아이 가정들은 가족농장과 상자텃밭, 주말농장, 팜스테이 등의 체험과 딸기농장 활동을 하러 비용을 들이고 먼 곳까지 달려간다. 이에, 원불교환경연대·도봉교당의 봉도숲밭 프로그램이 큰 관심 속에 시작됐다. 도시농부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월 1회 다양한 강의와 체험, 농사를 진행하며 숲밭도 가꾸고 천지은과 자급자족의 은혜도 느낄 예정이다. 
 

봉도숲밭 프로그램은 향후 토종작물, 친환경 방제, 텃밭관리, 먹거리 강의로 이어지며, 허브소금과 토마토마리네이드, 산야초샌드위치도 만들어본다. 6월에는 숲밭에서 명상, 그림, 음악회를 여는 ‘원니스축제’도 열고, 8월에는 숲밭 식물을 이용한 요리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봉도청소년수련원 숲밭이라는 원불교 공간과 천지보은과 생태적인 삶의 실천, 여기에 시민들의 관심과 트렌드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교당에서는 잠자는 교도들을 다시 불러내는 기회이자, 비교도들에게는 원불교의 훈련원과 교리를 전하는 교화의 장이다. 

이날 온가족이 1시간을 달려왔다는 오수안 어린이(초2)는 이 프로그램으로 원불교를 처음 접했다. 오 어린이는 “오늘 심은 10개 작물 중에 감자에 기대가 크다. 내 숲에서 키운 감자로 꼭 감자전을 부쳐먹고 싶다”고 말했다.

‘봉도숲밭, 잇다’는 그간 ‘나이만큼 나무를 심자’ 운동을 통해 조성한 교당 및 기관의 숲밭들과 원불교도시농부학교 등이 자양분이 됐다. 

박지현 나나무 활동가는 “농사는 도시의 삶에서 오는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내려놓으며 나 자신을 돌보는 치유의 과정이다. 농사를 통해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한편, 숲밭과 나무심기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의미를 짚었다. 
 

[2023년 3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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