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살리는 지역, 지역이 키우는 대학”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제14대 총장으로 취임한 박 총장은 취임사에서 “원광대학교가 지향하는 건학이념을 구현해내겠다”며 ‘건학이념 구현’을 강조했다. 또한 갈수록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의 위기 극복과 지역사회 소통과 교육·연구·산학 혁신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피력했다. 임기 4년의 중책을 맡은 박 총장을 만나 취임 100일 행보와 함께 앞으로 원광대학교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들어 봤다.

먼저, 취임 백일을 보낸 소감을 전한다면.

“지난해 취임할 때는 눈이 많이 왔는데 결국 추위도 지나고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박 총장은 첫인사로 ‘봄은 오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사시순환 하듯이 어려운 환경도 극에 달하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곧 지방대학이 처한 위기 극복 의지이기도 하다.

취임 후 분주한 일정을 보내셨을 텐데, 가장 역점을 두었던 점이 있다면.

“대학의 지표관리와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지표관리 차원에서는 졸업하는 4학년 학생들의 취업 현황을 파악하고 신입생의 입학 관련 업무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대학사회에서는 12월과 1∼2월에 입학과 졸업이 진행되고 신입생 충원률과 졸업생 취업률이 결정되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인수인계 과정도 집중했습니다. 구성원의 노력으로 올 입시에서는 전북지역 사립대 중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성장기반 확보의 성과가 있었다면.

“성장기반 차원에서는 본교와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이었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사업 추진단을 가동하고, 새 정부에서 새롭게 제시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를 위해 익산시와 전북도청과의 정책 공조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농·생명 경제를 지향하는 전북도의 정책방향을 담아내는 본교의 전략이 효과를 거둬 두 사업 모두 선정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 위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대학 위기의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인구감소와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경제와 기술의 진화에 부합하지 못한 대학 교육의 보수화와 교육내용과 일자리의 미스매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학평가와 구조조정을 독려하였지만 개선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 행정적 차원에서는 베이비부머시대의 학사관리와 학문 단위가 개선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습니다.”

총장 공모 당시 원광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교육과 연구 및 산학협력 혁신을 통하여 ‘대학이 살리는 지역, 지역이 키우는 대학’을 강조했습니다. 교육혁신은 표현형 교육과정, 창작하고 만들어 보는 현장형 교육프로그램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연구혁신은 지역산업 밀착형 연구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산학협력 혁신은 지역경제와 지역산업 문제해결형 기술지원과 공동과제로 접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장의 동기부여와 평가관리의 개편을 제시하였던 것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 
연구 및 산학협력의 혁신을 통해 
재학생과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전념할 것입니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이 괄목할 만한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선임되고 가장 먼저 방문한 기관이 입학관리처였습니다. 2023년 입시에서는 신입생 충원율이 95.3%로 전년도(88.2%)와 비교할 때 7.1%p가 향상되었습니다. 저는 경영계획서를 통해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통합과 현장의 동기부여를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일선 학과와 입학관리처의 유기적인 정보 공유 및 학과 교수들과 교직원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박 총장은 퇴직한 교수, 교직원, 현직 교수 등 전 구성원이 자비로 입학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이것이 신입생 충원율 상승의 성과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지방대학의 중장기적인 자구책 마련도 절실합니다.

“저는 교육과 연구 및 산학협력 혁신을 통해 재학생의 역량 강화와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실천형 연구지원 및 산업과 시장의 문제해결형 산학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지역과 지자체에 무엇을 원하기 전에 지역과 지자체에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전북, 함께하는 원광대’라는 표어를 선정해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학 자체의 구조개혁은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통폐합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 연구 및 산학협력의 혁신을 통해 재학생과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전념할 것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지난달 원광대에서 개최됐습니다. 어떤 의미가 실려 있는지.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없이 생계형 창업과 경쟁의 현장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전체 취업자의 20%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전담하는 기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는 ‘강자약자 진화로 평등 낙원세상을 구현’하는데 일조를 할 것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됨에 따라 2024년 1월 18일부터 전라북도는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박 총장은 이를 ‘갑오개혁 이후 128년 만에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임을 말했다. 박 총장은 정부 각 부처에 분산된 사회인·자영업·창업·소상공인 교육과 훈련을 통합한 가칭 ‘공공형 소상공인·창업(대)학교’의 설치에 관한 입법과 특례의 개발을 제안했다.

원불교 중앙총부를 비롯 종교·교육·문화·복지기반 인프라가 구축돼 있습니다. 교단 인적자원 활용을 통한 시너지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원광대학교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의료 전 분야 즉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한약학과, 간호학과 등 의료임상 및 교육과 연구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고, 농·생명분야에 있어서도 보건과학대학, 농식품융합대학에서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와 완주 수소특화산업단지의 성격이 바로 원광대학교에 특화되어 있는 농·생명 바이오 분야입니다. 일체생령을 존중하는 원불교의 사상을 의생명분야와 농생명·바이오 분야로 융합하는 원광대학교만의 콘텐츠와 부가가치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원광대학교
원광대학교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원광대학교의 역할이나 책임이 있다면.

“지역과의 상생발전은 현실적으로 국정목표와 지역의 산업구조 및 대학의 역량이 일관성을 유지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RISE 사업에서 농생명·바이오 분야의 주관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지역 상생을 위한 행사와 사업은 국책사업 이외에도 익산시와 전북도와의 정책연찬회를 이미 개최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관 간 상호 이해와 팀워크를 위해서 지자체와 공동축제도 마련해 볼 예정입니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프로그램도 익산상공회의소와 논의할 계획입니다.”

박 총장은 50년 전, 박길진 초대 총장이 미륵사지에 관한 익산상공회의소의 제언을 받아들여 마한백제연구소가 원광대에 개설되었음을 상기했다. 마한백제연구소가 기반이 돼 미륵사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익산시는 역사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는 원광대학교와 지역사회 연대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부언이다.

마지막으로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총장님의 소신을 전하신다면.

“본교의 건학이념인 ‘지덕겸수, 도의실천’은 정말로 시대를 앞서 표방한 교육철학이었습니다. 현재 대학사회의 최대 화두는 바로 융합교육과 실천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바라고싶은 것은 ‘학생들이 오고 싶은 대학, 교직원들이 근무하고 싶은 대학,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대학’으로 재도약하는 것입니다.”

건학이념을 실현하고 모든 원광인의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는 박성태 총장.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박 총장은 전 구성원들의 합력 속에 실천해 갈 것이다. 박성태 총장은 소태산 대종사의 손자(삼남의 子)이며, 초대 박길진 원광대학교 총장의 조카다.
 

원광대학교
원광대학교

[2023년 4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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