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진 정토
최현진 정토

[원불교신문=최현진 정토] 교사에게 겨울방학은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겨울을 지나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춘화현상. 겨울의 혹독한 추위는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준엄한 자연의 리듬으로, 겨울을 견뎌낸 생명만이 훈풍의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

새봄이 돌아오면 새 학생들과 인연을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일 년이라는 거대한 시간을 채색해가는 학교. 긴 겨울을 보내면서 새 인연들을 어떻게 맞이할까를 공부하며 올해의 큰 주제로 ‘감사 공부로 행복만들기’라는 틀을 잡았다. 일상수행의 요법 중 다섯 번째인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의 가르침처럼, 올해는 감사생활로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지,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는지를 생각하고 표현하는 훈련을 해봐야겠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우리 학교의 인성 프로그램 활동인 유무념공부의 주제로 ‘감사와 행복’ 항목을 넣었다. 인성방송 시간에 하루의 출발선에서 감사를 찾아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초대할 수 있도록 안내해보는 것이다. 감사와 행복이라는 방향과 목적지를 명확하게 정하면 우리의 삶이 희망으로 바뀌지 않을까. 배움을 실행하는 학교에서 구성원들이 감사와 행복 만들기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얼마나 가슴 벅찬 나날일까. 마음 가득 빛나는 꿈과 희망을 담아야 할 청소년들에게 감사와 행복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 아닌가.
 

청소년들에게 감사와 행복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청소년들이 자아를 들여다볼 줄 알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한 인성부의 아침방송.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 만들기의 유무념 활동 프로그램은 원창학원이 자랑하는 특색사업이다. 나는 우리 학교의 인성부장으로서 원창학원의 건학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학급유무념과 개인유무념에 감사와 행복의 요소들을 넣을 수 있게 교육 할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의 인성노트 유무념 항목에 구체적으로 기록해 그 실행유무를 날마다 체크하면 된다. 그리고 마침내 5월이 오면, ‘감사의 글쓰기 공모전’을 열어 학생들이 실천한 감사생활의 구체적인 내용을 스스로 깊이 들여다보면서 글로 풀어내어 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동아리 활동으로는 독서와 더불어 말하고 쓰고 노래하는 에스페란토어를 가르치고자 한다. 인공어 에스페란토를 창시한 자멘호프 박사는 원불교에서 주창하는 ‘하나의 세계’와 궤를 함께하는 평화의 언어, 희망의 언어를 만들었다. 그는 세계인이 통역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하나의 언어’는 ‘하나의 박물관’에 버금가는 보물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우주를 담고 있는 ‘언어’라는 도구는 인간들만이 누릴 수 있는 귀한 선물이다. 이 도구로 지혜를 밝히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읽고 듣고 쓰고 말하고 노래하면서 감사를 발견해 저마다의 행복을 느껴야 할 것이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원광보건고는 감사생활로 행복을 찾아가는 희망의 동산이 될 것이다.

/원광보건고등학교

[2023년 4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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