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에는 늘 웃음이 있다. 둥근 원상이 웃음과 닮아있고, 은혜로운 삶과 감사생활로 살아가기에 웃음이 절로 흘러넘친다. 종교인들 중 원불교 사람들만큼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원불교 사람들이 낀 자리에는 늘 웃음이 머물고 화합이 잘 된다는 평이다.

인류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는다면 ‘웃음’이라 할 수 있다.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웃음꽃이고, 소리 중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웃음소리며, 보따리 중에 가장 가벼운 보따리는 웃음보따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웃음이 보약보다 낫다’며, 웃음을 최고의 명약으로 꼽았다. 

특히 불가에서는 웃음, 곧 미소를 깨달음과 동일시한다. 가섭의 염화미소도 그렇지만, 백제시대 최고의 걸작인 서산마애삼존불상의 사심 없이 다정하게 웃는 모습은 웃음 중 백미로 꼽힌다. 또 석굴암 본존불의 원만하고 은근한 미소는 깨달음의 경지를 알려주듯 자비로움이 가득하고, 미륵반가상의 웃음은 이 세상의 모든 고뇌를 넘어서려고 하면서도 따르지 못하는 중생을 생각하는 미묘한 표정을 아주 잘 담고 있다.

세계적 명사들이 남긴 웃음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인간은 웃는 재주를 가진 유일한 생물이다’고 밝힌 빅토르 위고, ‘그대의 마음을 웃음과 기쁨으로 감싸라. 그러면 천 가지 해로움을 막아주고 생명을 연장시켜 줄 것이다’고 남긴 윌리엄 셰익스피어, ‘가정의 웃음은 가장 아름다운 태양이다’고 전한 새커리, ‘웃는 사람에게 복이 온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번 노하면 한 번 늙는다. 진짜 가치 있는 사람은 웃는 사람이다’고 말한 엘라 휠러 윌콕스까지.

특히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강조한 윌리엄 제임스의 어록은  마땅히 웃어야 할 이유가 된다. 

사람의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소통의 마음이 가득 담긴 ‘하하하’부터, 간지럽히듯 애교 가득 실은 ‘호호호’, 어른의 인자함이 가득한 ‘껄껄껄’, 남을 깔보는 듯 속마음을 숨긴 ‘낄낄낄’, 미안함을 대신 표현하는 ‘헤헤헤’, 억지로라도 넘어가려는 듯 ‘히히히’, 몰래 숨어 웃음을 애써 참는 ‘킥킥킥’, 억지 같은 소리에 억지웃음을 짓는 ‘허허허’, 천진한 아이의 마냥 좋기만 한 ‘까르르’ 등등. 웃음의 종류는 셀 수조차 없다.  

원불교의 웃음은 아무래도 소태산 당대의 ‘깔깔대소회’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유가의 습관이 오래되어 웃음 자체가 금기시되는 근엄한 시대였지만 소태산은 요즘으로 치면 개그콘서트와 맞먹는 깔깔대소회를 열어 대중들과 한껏 웃음에 취했다. 이미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비록 어설픈 웃을 거리에도 배를 잡고 웃다 보니, 시대의 혁신까지 이룰 수 있었다. 그래서 원불교의 4월은 웃음이 가득한 깨달음의 달이 된다. 웃음꽃 속에 깨달음이 핀다. 

[2023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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