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박여심 교도회장] 교화에 대해 하고 싶은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반송교당 워크숍, 또 하나는 남편 이야기다.

반송교당은 1월 28~29일 1박 2일로 교당에서 제1차 워크숍을 했다. 주제는 ‘반송교당 교화활성화 방안과 비전 만들기’였다. 이번 워크숍의 특이한 점은 교도들이 직접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를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의견을 모아 일정과 계획 등을 짰다는 것. 교무님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해보겠습니다” 하고 통보만 했다.

오후 4시 기도를 시작으로, 우리는 조별토론(교화 어떻게 할 것인가)과 자유토론(반송교당 발전을 위한 제언)을 했다.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고,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저녁 10시 취침도 잊고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다음날까지 주제토론을 진행한 우리는 이를 법회 시간에 발표하고, 교도님들과 ‘가장 우선적으로 반송교당이 해야 할 일 두 가지’를 정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 두 가지 중 
하나는 원불교 교도가 된 것.

하나는 ‘1인 1교화하기’다. 1인 1교화하기는 반송교당 공동유무념으로 채택됐는데, 법회출석을 원칙으로 한다. 또 ‘교당 보수’를 결정했다. 교당이 오래된 탓에 그동안 손 볼 곳이 많았는데, 총 경비 내에서 대각개교절 전에 공사를 끝내기로 한 것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교도 간 화합은 물론이고, 교도들 각자가 ‘교당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돼 기쁘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남편 이야기다. 나의 남편은 잠자는 교도였다. 내가 말하는 것은 뭐든 다 들어주지만, 유독 “교당에 가자”는 말에만 “노(NO)”라고 했다. 김인서 교무님은 반송교당 부임 후 남편이 회원으로 있는 반송 느티나무 도서관 독서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정성을 봐서라도 어지간하면 한 번쯤 교당에 올 수도 있으련만…. 남편은 “모임은 모임이고 교당은 교당”이라고 선을 딱 그었다. 입교 초기에는 4축 2재나 교당 행사에 가끔 참석하곤 했는데, 무슨 연유인지 깊은 잠에 빠졌다.

그러다가 작년에 내가 교도회장이 될 즈음 말했다. “여보, 내보고 회장하라 하는데 당신이 좀 도와주면 안 될까?” “뭔데, 돈이가?” “그게 아니고, 명색이 아내가 회장인데 남편이 교당에 안 나오면 창피하다 아이가.” “매주는 말 못 하고 한 달에 두 번만 법회출석 하면 되겠나.” 남편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딱 한 번 결석했다.

어디 그뿐인가. 남편은 아침 5시부터 원음방송 ‘성지의 아침’, ‘라디오 전서’를 매일 듣기 시작해 팬이 됐다. 그날 청취한 내용을 교당 밴드에 올리고, 경전공부도 열심히다. 영어교사로 퇴임한 남편은 경전공부도 학생들 가르치듯 밑줄을 그어가며 공부한다.

남편은 ‘교당 1층 공간이 좋은데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이리저리 궁리하더니, 얼마 전 ‘싱싱영어상담소’로 이름을 정했다. 교당 학생들 영어성적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친구들을 교화하겠다고 노력하더니“교당에 가겠다”는 확답도 받았다.

나는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원불교 교도가 된 것”이라고. 다른 하나는 상상에 맡기겠다.

/반송교당

[2023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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