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첫날 첫 사람.’ 
원불교를 ‘내 종교’로 받아들이고 원불교 공부를 ‘내 공부’ 삼은 순간부터 그의 가슴을 채운 좌우명이다. 전날 어떤 경계를 겪었더라도 한숨 푹 자고 일어나 맞이하는 ‘오늘’은 인생의 ‘첫날’인 것처럼, 과거 큰 원망심을 느끼게 했던 사람이라도 다시 만날 땐 ‘첫 사람’으로 대하겠다는 결심이다. “그렇게 다짐하고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었어요.” 이제서야 자신만의 공부길을 잡은 것 같다고 말하는 김태인 교도(어양교당). 물론 그도 처음부터 이 진리를 알았던 것은 아니다.

아버지, 오빠, 친척 등 집안에 교무님만 11명. 걸음마 떼듯 교당을 다녔고 한글 떼듯 <원불교교전>을 읽었다. “그런데 참 그게, 의무감에 끌려가는 공부 같았어요.” 교전을 읽고 또 읽어도 마음에 와닿지 않던 날들. 어느날 교무님이 강연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게 공부의 전환점이 됐다. 강연을 준비하며 교전을 읽던 그. 놀랍게도 교전을 처음 보는 기분이 들었단다. ‘어떻게 하면 교도들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까’를 고심하며 읽다 보니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 가르침이 와닿았다. “그 시간들이 제게 연마의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아들의 교통사고와 병의 발병으로 투병 중이던 당시의 경계를 그는 그렇게 원불교 공부와 기도로 넘겨냈다. 잘 모르고 믿기만 하는 신앙과 내 종교로 받아들여진 신앙의 차이는 분명했다. 

“강연을 듣고 함께 눈물 흘려주던 원불교 인연 모두에게 감사했어요.” 힘들었던 말을 다 뱉어내고 그 자리를 도반들의 위로로 채워냈던 시간.‘그 채움에 보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그는 교당에서 환경법회를 진행하게 됐고 어양교당의 초록일상수행요법으로 교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천지보은 운동’을 펼쳐가고 있다. 현재는 교도들의 기부로 나무에 법문을 달아 푸른 숲도 만들어가고 있다. 34그루에 이어 올해는 50그루를 기증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혼자 하는 기도, 혼자 깨닫는 공부’를 했다면, 이제는 모든 교도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다같이 다함께’천지 보은 하게 하는 게 제 공부 목표예요.” 이끄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는 그.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산소처럼 김 교도는 원불교 공부를 ‘자신의 인생 속 산소’라고 표현했다. 그 산소가 끊어지지 않도록 그는 매일 감사를 심고 가꾼다.

[2023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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