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단비에 꽃은 떨어졌대도 마음은 한참 봄이다. 마스크도 거리두기도 벗어던지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일상. 

3년 동안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어려웠던 여행도 떠나고, 뭐든 새롭게 좀 해보려 몸이 먼저 부산을 떤다. 그리고 아 진짜 은혜롭기도 하지, 딱 요때 우리는 대각의 달을 맞았다.

명절 전 오일장처럼, 지금 곳곳이 대목이다. 숙소나 놀이공원 같은 여행 분야,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 분야도 잔뜩 프로모션 중이다. 멈췄던 문화강좌나 체험도 속속 열리고, 지역마다 박람회며 축제를 유치하는 이 때, 종교계 역시 들뜬 발길 잡기에 바쁘다. 

3월 30일~4월 2일 열린 2023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역대 최대 관객수인 7만명을 불러모았다. 초콜릿으로 만든 ‘초콜렛 붓다’와 스님의 밀크티 ‘스밀스밀’ 등이 화제가 되며 MZ세대의 핫플이 됐다. 개신교도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부활절 퍼레이드를 열었다. 4월 9일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교회들은 다양한 성경 일화 등을 화려하게 재현했다. 이런 잰걸음 속에는, ‘지금은 다시 종교활동을 시작할 때’라는 공통된 생각이 깔려있다.

이때, 마침 우린 대각의 달이니 어찌 대박의 날이 아니겠는가. 어디로든 가려고 하고 시작하려 하는 지금, 원불교를 알리고 사람들을 초대할 만한 특별법회, 축제, 장터 등이 속속 열린다. 다른 곳은 만들고 짜내서 하는데, 우리는 원래 ‘요때’한다.  

장날 내보일 것은 있으니, 이제 우리는 장사만 잘 하면 된다. 코로나19로 멀어졌던 교도들, 4축2재 때만 오는 교도들, 혹은 1년에 딱 한 번 대각떡 먹으러 오는 교도들을 단골로 만드는 일 말이다. 사람의 인상도, 사랑에 빠지는 것도 단 몇 초면 되듯, 이번에 교당에 온 사람들을 딱 하루 만에 사로잡아보자. 3년 묵은 교화 염원과 기도를 담아서, 정성껏, 빈틈없이, 다정하게, 재미있게 준비하는 것, 그 시간만으로도 이미 교화가 살아나고 교단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 이 대목이 중요한 더 큰 이유가 있다. 내년 원기109년은 서울교화 100년과 중앙총부 100주년이며, 2025년에는 인구센서스 종교 부문 설문조사가 펼쳐진다. 2015년에 이어 10년만에, 정말 현실적이고 가감없는 교화성적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어렵게 불러 모을 것이 아니라 찾아올 때 잡는 것이 장사의 원칙이다. 올봄만큼은 우리끼리 축하가 아닌, 주인이 되어 초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맞이하자. 일생일대의 교화 찬스가 지금부터 한 달 동안 펼쳐진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교화대목이 아니다.

[2023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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