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회장
김명화 회장

[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코로나19 이후로 교당 교도 숫자가 적게든 많게든 줄어들었음을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다. 더욱이 신심․공심 많은 어르신들이 점점 열반하고, 자녀교화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교도 평균 연령을 높이고 있다. 10년 후의 교당과 교단의 모습을 떠올리면 심각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도시 시내권 교당도 교도 수가 줄어 20여 명만이 법회를 보고 있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

재가출가 교도가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절실함을 느껴도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급한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인다.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이 시대에 맞는 교화의 변화를 절실한 마음으로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에는 교도들의 가정을 방문해 교무가 가정 독경과 기도를 정성껏 해주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순교를 원하지 않는 가정이 많다. 교무를 모시면 식사를 정성껏 차려야 하는데,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 중 하나다. 

우리 교당은 다음 달부터 원하는 가정에 한해 식사 시간을 피한 순교를 하기로 했다. 교도들도 서로서로 집을 드나들면 정이 두터워지는데 하물며 ‘우리 교당 교무님’이 우리 집을 방문해 정성껏 기도를 올려주면 법으로 두터워질 것이다. 가정방문이 어려운 가정은 교무가 교도의 직장에 찾아가 꽃 한 송이, 초콜릿 한 조각이라도 전하고만 와도 교무와 교도 사이에 윤기가 더 흐를 것이다. 이런저런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서 새롭게 교화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절실한 교화 위기,
이 시대에 맞는 
 교단 변화 재가출가 함께
모색하고 
돌파구 찾아야.

감각감상 시간은 교도들이 부담스러워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단 별로 돌아가던지 원하는 사람이 할 수 있게 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교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선 당장 편한 길만 가면 진급의 길은 더 멀어질 것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일요법회 점심공양이 없어졌다. 우리 교당은 이제 예전처럼 한 달에 두 번씩 단별로 돌아가며 공양 하기로 했다. 식사 준비가 어려운 단도 각 단의 형편에 맞춰 준비하고 법동지간에 서로 맛있게 잘 먹었다고 격려의 인사를 나누면 어떨까. 그러면 준비하느라 힘들었던 마음은 사라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양을 지속 할 수 있을 것이다. 못하기로 하면 이유는 수 없이 많지만 ‘어떻게든 해봐야지’ 하면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또 잘 되는 교당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소모임을 다섯 개 정도씩 운영 하고 있다. 각 교당의 형편에 맞는 소모임을 더 발굴해서 즐겁고 행복한 교당으로 가꿔 보자.

초기 교단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제자들에게 늘 연마하여 발표할 수 있게 이끌었고, 주제 정도만 알려주고 스스로 공부하여 실력을 쌓고 깨닫게끔 했다. 예전엔 지금보다 여러모로 훈련나기가 어려운 조건이었다. 특히 재가교도 중에서 여성 교도는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꾸준히 동·하선을 빠짐없이 했다. 선진들이 참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훈련 후에 실천을 통해서 삶이 바뀌어가는 것을 본인도 느끼고 가족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소태산 대종사 법문보다는 정산종사나 대산종사 법문으로 설교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소태산 대종사님 법이 실종되었네’라는 아쉬움을 느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말씀의 종교’가 아닌 ‘깨달음의 종교’를 열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증득해 감동을 얻고 그 법이 스며들면 자연히 이타행을 할 수밖에 없다. 감사와 보은으로 삶이 나퉈지기 때문이다. 

대각의 달 4월에 소태산 대종사 성혼을 체 받아서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하는 알뜰한 제자가 되길 다시 한번 서원한다.

/원불교여성회, 서전주교당

[2023년 4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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