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캐릭터 수출규모 20조… 새로운 수출 역군으로
‘쉽지만 자주 보도록’ 콘텐츠를 브랜드화한 성공비법
인종과 종교 넘어선 캐릭터, 글로벌 ‘맞춤’ 전략 먹혀

1920년대 월트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 회사 ‘디즈니’가 미국 3대 수출품 중 하나인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유럽을 휩쓴 죽음의 병, 흑사병의 유행으로 쥐에 대한 인식이 극악으로 치달았던 시대. 이러한 때 미키마우스의 등장은 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만큼 캐릭터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미뤄뒀던 동심을 다시 끌어내는 힘. 

디즈니를 비롯해 일본의 지브리 등 외국계 회사가 만들어낸 캐릭터가 주름잡던 캐릭터 판이 이제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문을 연 네이버가 만든 라인프렌즈 스토어에 1,0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줄을 서고, 한국회사 더핑크퐁컴퍼니의 아기상어 노래가 유튜브 콘텐츠 최초로 100억뷰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워간다. 캐릭터 수출액은 7조를 넘어섰고, 관련 고용인력은 4만명에 육박한다. K-컬처의 새로운 반향, 이제 캐릭터가 주도한다.

출처: 월트 디즈니
출처: 월트 디즈니

세계 진출에는 ‘어린이’ 공략이 유리 
K-캐릭터가 인기몰이를 한 가장 큰 비법은 겨냥하는 고객층마다 ‘사지 않거나, 찾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 ‘맞춤형’ 전략 덕분이다. 

우선 캐릭터의 가장 우수고객인 아이들을 공략한 방법을 살펴보자. 현재 전 세계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K-캐릭터는 바로 더핑크퐁컴퍼니에서 2015년에 최초로 공개한 상어가족. 이 노래는 2016년 쉬운 안무와 중독성있는 후렴구를 지닌 체조 버전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유튜브 조회수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음반산업협회가 수여하는 최고등급 다이아몬드 인증도 받았다.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세계 시장 진출에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유리하고, 아이들이 강하고 튼튼한 동물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상어가족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플랫폼의 인기에 발 빨리 대응하고자 애플리케이션을 제작, 완구·게임은 물론 시리얼과 같은 상품을 만들어 자주 노출시켜 인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도 덧붙였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콘텐츠, 브랜드, 캐릭터 브랜딩을 모두 ‘핑크퐁’이라고 통일해 사용한다. 덕분에 6,000개 넘는 콘텐츠가 모두 핑크퐁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무엇을 소비해도 ‘핑크퐁’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쉽지만, 자주.’ 우리는 핑크퐁의 성공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원하는 소비의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출처: 더핑크퐁컴퍼니 제공
출처: 더핑크퐁컴퍼니 제공

나라별 다른 문화에 딱 ‘맞춤’
K-캐릭터의 인기비결인 ‘맞춤’ 전략은 나라마다 다른 문화에도 적용된다. 이 중에 현지화 전략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캐릭터 회사 카카오프렌즈가 있다. 

2018년부터 국내 캐릭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프렌즈는 한국에서도 카카오톡을 이용하며 ‘쉽게, 매일’ 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카카오프렌즈는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세계 판에 나섰다. 도쿄에 오픈한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은 사자 형상의 캐릭터 ‘라이언’을 중심으로 꾸민 한국과 달리 복숭아 형상의 캐릭터 ‘어피치’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복숭아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을 십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영향에 따라 이곳은 한 달 만에 35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고, 한국관광공사는 일본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어피치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공략할 상대를 알아야 흥행할 수 있다.
 

출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어피치’(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출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어피치’(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캐릭터만이 가진 ‘선한 영향력’
캐릭터는 브랜드를 친근하고 호감가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캐릭터는 인종·종교·문화를 뛰어넘는 선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에 요즘에는 한국의 많은 기업이 비싼 개런티를 줘야하는 연예인보다 캐릭터를 내세운 광고로 전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주류 회사인 진로는 ‘두껍’ 소리를 내며 배를 두드리는 두꺼비 캐릭터와 굿즈를 내세워 해당제품의 열풍을 이끌었다. 에쓰오일의 캐릭터 ‘구도일’은 좋은 기름 ‘굿오일(Good oli)’에서 착안돼 둥근 물방울 형태의 귀여움으로 무장해 무겁고 거리감있는 기업 상품을 친근하게 바꿔놓았다. 

원불교도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왔는데, 최근에 탄생한 원 프렌즈(Won Friends)가 그것. 북북이, 토토, 퍼스로 원불교 교도에게 익숙한 교리도, 경종, 염주에서 착안해 만든 세 가지 캐릭터는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종교의 벽을 낮춘다.

K-캐릭터가 오랫동안 그 인기를 유지하는 데에는 단순히 귀엽고 예쁘다는 이유만 있지 않다.해당 브랜드의 스토리를 잘 담아내고 추구하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유도하려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전 세계인들의 공감과 소통을 이끄는 새로운 매개로서 K-캐릭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
 

출처: 원불교 홈페이지 자료실
출처: 원불교 홈페이지 자료실

[2023년 4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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