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큰 흐름을 전환하는 교단 4대가 목전이다.

곧, 8개월 후면 원불교 역사를 36년 단위로 끊어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4대가 열린다. 소태산 대종사가 대부분을 주재한 교단 초창기 1대 36년의 역사를 지나, 정산종사와 대산종사가 주재한 2대 36년은 원불교 역사에 있어 크나큰 도약기였다. 그리고 좌산상사와 경산상사 시대를 지나 현 전산종법사로 이어지는 3대 36년(원기73~108년)은 영욕이 교차한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다. 

원기109년(2024), 내년에 도래할 교단 4대는 인류문명사적 측면에서나 교단 전환기적으로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과 현실이 본격 융합하면서 과학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시대는 우리를 두렵게 하고, 이에 따른 종교의 위기가 우리 원불교의 위기로 대두되는 풍전등화 같은 현 시대는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  

그러기에 교단 4대의 새 출발점이 되는 원기109년은 원불교에 적절한 타이밍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의 발판으로 삼기에도 호기가 된다. 이미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이하 설계특위)가 ‘회복과 전환’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교단 미래의 새로운 방향로를 설정하고 있기에 참 다행스럽다. 하지만, 내년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교단 미래를 고민하고 공유하며 준비하는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원불교에 있어 4대 설계안은 교단적으로 정신개벽의 큰 기틀을 새롭게 설정해 야심차게 전진할 기회이며, 교당이나 개별적으로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을 다짐하는 새 출발점이 된다. 미래설계는 늘 꿈이 가득하고 희망차지 않은가. 그럼에도 교단 분위기가 여기에 집중하거나 폭발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특위가 비슷한 시기에 출발함으로 인해 교단의 힘을 집약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들의 시선을 흐트러뜨린 것에도 원인이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내년이라는 시점이 4대의 출발점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시각이 미래설계에 무관심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측면은 홍보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설계특위는 너무 신중하거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설계특위는 교단 미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심각히 궁구할 필요가 있음을 살펴야 한다. 기성세대들의 기발한 안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인간형, 흔히 MZ세대들에게는 그저 그렇고 고리타분한 이념과 사상에 불과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60대가 설계한 안을 20대, 30대가 무조건 고맙게 받을 것이란 생각은 추호도 갖지 말자. 교단 4대는 그들, 그 때의 주인공이 될 사람들의 참여와 교감과 공감이 절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제 시간이 없다. 지금 미래설계는 전 구성원이 좀 더 조급증을 내야하고 서두를 때다. 

[2023년 05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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