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이름 자체가 약이 되는 과자, 약과. 주재료인 밀가루를 꿀과 참기름으로 반죽해 기름에 튀겨 만든 간식이다. 과거엔 꿀이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으니, 이 꿀을 듬뿍 바른 약과는 정말 몸에 이로운 ‘약 같은 과자’여서 붙여진 이름 아닐까. 

개인적으로 약과의 주목 포인트는 둥근 원 안에 새겨진 문양. 우리에게 익숙한 국화 모양도 있지만, 어릴 적 제사상에 한 번씩 올라왔던 귀한 약과에는 물고기·꽃·새 문양이 있었다. 약과에 담긴 여러 가지 문양은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여기에 한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담겨 있으니, 전통 간식 약과는 분명 ‘약이 되는 과자’다. 
 

그러나 이제 더는 어릴 적 할머니가 정겹게 건네주던 약과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SNS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지에서 ‘할메니얼(할머니+밀레니얼) 디저트’의 선두주자가 되고 있는 약과가 트렌디한 간식으로 거듭나며 가게 문도 열기 전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약과 인기에 최근엔 ‘약게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약과와 티켓팅(Ticketing)이 합쳐진 말, 약게팅은 약과를 사기 위한 경쟁이라는 뜻이다.

현재 약과는 ‘세상의 모든 디저트를 품은 디저트’가 되어가고 있다. 약과 와플, 약과 마카롱, 약과 마들렌, 약과 휘낭시에, 약과 쿠키 등 실로 다양한 약과가 등장했다. 특히 약과를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린 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는 약과 아포가토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5월, 누군가와 약과 선물을 주고받게 된다면 생각하자. 서로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을 선물한다고.

[2023년 05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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