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제 교무
박광제 교무

[원불교신문=박광제 교무]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좋게 하여 항상 화평한 마음을 가지게 하면 나도 또한 화평한 얼굴을 가지게 될 것이요…. 사람을 대할 때에는 안과 밖이 같은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며, 은악양선하여 저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주게 되나니라. 그런즉 비록 마음에 싫은 사람이라도 상생으로써 말을 하고 기운을 터야 나에게 기운이 응하나니라.” 이상은 <정산종사법어> 제5 원리편 32장 말씀입니다. 

원불교를 대표하는 얼굴 하면 어떤 분이 떠오르나요? 저는 자비롭고 편안한 모습의 정산종사님이 떠오릅니다. 그 자상한 성안에 제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외부의 인사들까지 감탄해 마지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저명한 한 학자도 예비교무를 대상으로 특강을 할 때 “내 지식은 10년이면 여러분이 따라올 수 있지만 정산종사님의 얼굴처럼 되려면 몇십 년을 수행해도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그 심경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정산종사님은 어떻게 그렇게 자비의 성안을 갖고 여러 사람에게 보는 것만으로 감복하게 했을까요? 또 우리는 어떻게 하면 그 화평한 얼굴을 닮아갈 수 있을까요?

첫 번째 방법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좋게 해주는 것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아무리 어려운 역경을 당할지라도 화를 내지 말고 남의 마음 상하는 일을 하지 말며…”라고 했습니다. 화를 내면 주변 기운의 농도부터 탁해집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할 때, 한 명이라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를 내고 있다면 전체의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가족 중 한 명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다면 구성원 전체가 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시간이 길어지면 나도 모르는 요란함을 느낍니다. 한 사람의 얼굴 찌푸림이 모두의 얼굴 찌푸림으로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모두 평소 잘 응해주고 잘 웃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미소는 주변 기운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편안하고 자비로운 미소와 
대중 공간을 청소하는 습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그릇된 일을 통해 자기 진급을 하고 
잘된 일을 세상에 소개해 모두 함께 진급합시다.

간사 근무를 할 때 ‘조실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어떻게 맞이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자문과 연마를 통해 찾은 방법이 ‘미소’였습니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기괴하게 웃어보기도 하고 입꼬리 올리는 연습을 계속했더니 곧이어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께서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 ‘기뻐 보인다’ 등의 칭찬과 격려를 해줬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웃으니 상대도 웃는 횟수가 많아지고, 그 미소를 보면서 제가 다시 기뻐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청소를 잘하되 특히 대중이 귀중히 여기는 곳과 더러운 곳을 깨끗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 것을 포함한 모두가 함께 쓰는 공간, 그리고 그중에서도 외지고 다수의 사람이 사용하는 곳의 청소를 잘하라고 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깨끗한 곳, 정리가 잘된 곳에 가면 절로 미소를 짓습니다. 대중이 쓰는 곳을 잘 청소하면 오고 가는 인원이 상쾌함을 느끼고 마음의 편안을 얻게 되니 그 공덕이 매우 큽니다.

화평한 얼굴을 갖는 두 번째 방법은 사람을 대할 때 안과 밖이 같은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를 맞이해도 마음 속에 귀찮음이나 무미건조함이 있으면 서로 반기는 마음이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실이란 없애려 해도 기어코 있어지는 것이고, 거짓은 아무리 있게 하여도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잠깐 속이고 처세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기운은 전해지고 진실은 남게 됩니다. 그래서 음계를 알고 진리를 믿는 우리는 모두 속 깊은 마음공부를 통해 내 안과 밖의 마음을 일치시켜가야 합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말하시면서 “형식적, 가식적인 예의범절을 행하지 아니하고 진실한 도덕을 행하라”고 하십니다. 

세 번째 방법은 좋은 일은 드러내 세상에 알리고 나쁜 일은 참고하여 자기의 공부로 삼는 것입니다. 솔성요론 10~11조가 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의 그릇된 일을 견문하여 자기의 그름은 깨칠지언정 그 그름을 드러내지 말 것이요. 다른 사람의 잘된 일을 견문하여 세상에다 포양하며 그 잘된 일을 잊어버리지 말 것이요.” 

한 큰 기운이 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릇된 일은 내 안에서 나를 진급하게 하고 은혜로운 일은 세상에 펴서 더 큰 은혜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나와 내 주변 기운이 진급함과 동시에 화기로운 기운으로 통하게 됨은 당연한 결과처럼 나타납니다. 

우리는 편안하고 자비로운 미소와 대중 공간을 청소하는 습관 등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진실로 살아가는 동시에 그릇된 일을 통해 자기 진급을 하고 잘된 일을 세상에 소개해 모두 함께 진급합시다. 

마지막 방법은 각자가 마음속에 싫은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상생으로써 말을 하고 기운을 트는 것입니다. 원불교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이야기합니다. 올해 대각개교절의 주제도 ‘다같이 다함께’로, 한 사람도 빠짐 없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소태산 대종사님을 만나 진리를 알고 인과를 믿게 되었으며 세세생생 거래 간에 진급길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급은 내게 어려운 것, 내가 하기 힘든 것을 해낼 때 더 빨리 이뤄집니다. 

가족의 달 5월, 화기로운 기운으로 주변을 교화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영산선학대학교

[2023년 05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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