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글로벌스테이’에 6명 미국인 교도 참여
영산선학대서 예비교무들과 함께 수도 정진

염불 일성에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염불 일성에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해외에서 원불교를 만나 신앙하고 수행하는 외국인 교도들이 마음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원불교 영산성지를 찾았다. 영산선학대학교에서 열린 ‘영산글로벌스테이(이하 글로벌스테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4월 25일~5월 10일 진행되는 글로벌스테이는 원불교 성지에 오고 싶어 하는 외국인 교도들의 간절한 바람을 위해 마련된 원불교 국제훈련이다. 특히 글로벌스테이에 참여한 이유가 단순한 호기심이나 한국 여행에 목적을 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평소 원불교 성지에 대한 깊은 향수에서 선택한 구도의 길이자, 스스로의 고민 해결을 위한 간절한 염원이 담긴 여행이기에 많은 외국인 교도들의 부러움도 샀다. 
 

영산성지의 기운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 함께 입정삼매에 젖어 드는 선원인들.
영산성지의 기운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 함께 입정삼매에 젖어 드는 선원인들.

훈련에 참여한 원지광 교도(Ryan Tiano·원다르마센터)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기 위한 새로운 깨달음과 도전을 위해 영산성지를 찾게 됐다”고 말했고, 원상원 교도(Meer Musa·맨하탄교당)은 “꼭 소태산 대종사의 생가를 돌아보고 원불교의 기원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참여동기를 밝혔다.

보름 동안 펼쳐지는 글로벌스테이는 정기훈련 11과목 교육과 함께 영산과 변산·익산 성지순례를 통한 교사 공부를 비롯해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등을 여행하면서 한국의 불교 역사와 문화를 체험한다. 

무엇보다 새벽 좌선과 청소, 저녁 염불 등 수도 일과를 영산선학대 예비교무들과 함께 하면서, 개인 자율정진 시간에는 예비교무들을 만나 글로벌스테이의 목적과 장점을 배가 시킨다.
 

한 걸음 한 호흡에서 마음을 잡고 또 마음을 놓고.
한 걸음 한 호흡에서 마음을 잡고 또 마음을 놓고.

이번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총괄한 이응준(영산선학대)·송상진(미주선학대학원) 교무는 글로벌스테이가 외국인 교도들의 신앙과 수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교무는 “지난해 학교 내에 ‘영산 대선원’이란 선원기관을 만들어 올해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예비교무 수학 과정과 그들이 궁금해하는 출가의 삶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대상의 글로벌스테이는 이들의 신앙심을 더 강화하고 수행의 발심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영산에서 예비교역자들과 출가의 삶을 경험한 교도들은 자신들의 교당에 돌아가 교당의 주인으로 거듭났고, 적극적인 수행과 교당 주인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영산선학대학교는 이번 글로벌스테이를 준비하면서 프로그램 구성이나 생활공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때문에 문화적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1인 1실, 침대 배치, 자율적 시간 확보 등 많은 부분을 고려했다. 그로 인해 많은 인원을 모집하기보다는 소수의 인원이라도 생활공간과 훈련 프로그램 운영의 내실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참나를 찾는 구도자들의 훈련, 영산성지 야외에서의 선정진.
참나를 찾는 구도자들의 훈련, 영산성지 야외에서의 선정진.

송 교무는 “참여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날을 3년간 기다렸다. 또 1년  휴가를 이번 훈련에 집중하느라 직장의 양해를 얻어야 했고, 비용 마련을 위한 준비도 필요했다”면서 “이렇게 마음 챙겨 준비한 이들의 소중한 시간이다”고 전했다. 영산선학대학교는 앞으로 ‘영산 대선원’의 스테이 운영에 대해 더 진보적인 방향을 모색중 이다.

이 교무는 “앞으로 청년들이나 청소년을 위한 예비 출가교역자들과의 영산스테이 등 다양한 활동을 연구 중이다. 영산성지이고 영산선학대라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스테이에 참석한 외국인 교도들은 4월 28일 익산성지를 방문, 대각개교절 기념식 참여와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5월 6일에는 영산성지에서 전산종법사 훈증 훈련으로 수행심을 북돋을 예정이다.  
 

훈련에 대한 감각·감상을 나누는 회화 시간.
훈련에 대한 감각·감상을 나누는 회화 시간.

[2023년 05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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